6주來 최고 수준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원달러 환율이 6일 거래에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거듭하며 1140원대 초반으로 '껑충' 뛰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 4일보다 25.8원(2.31%) 폭등한 1141.3원에 마감됐다. 환율이 1140원 위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 3월29일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3월25일 1142.5원 이후 6주 만에 최고다.

어린이날을 맞아 전날 서울 외환시장이 휴장한 사이 국제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크게 확산됐다. 유로존 재정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자, 밤사이 뉴욕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뉴욕증시는 이틀째 급락세를 보였고, 역외환율도 1140원대로 치솟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날 국내 주가지수는 2%대의 하락세로 출발했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공격적으로 주식 자금을 매도하며 원달러 환율을 위로 밀었다. 이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6.5원 치솟은 1142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곧바로 1144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높은 가격에 달러를 팔려는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을 대거 쏟아내자 환율의 폭등세는 금세 꺾였다. 환율은 오전 10시22분 환율은 1133.5원에서 저점을 확인한 후 1130원대 중반으로 반등했다.

오후 들어 주가지수가 다시 낙폭을 키우는 가운데 역외 매수세가 들어오자 환율은 1140원대를 향해 슬금슬금 올라갔다. 투신사들의 환헤지 관련 매수세도 가세하자 환율은 1143원 부근까지 오름폭을 확대했다. 하지만 장 막판에 외국인의 주식 자금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자 환율은 조금 내려와 1141.3원에서 마감됐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 환율의 상승분은 단기적으로 보면 변동성이 컸다"면서 "하지만 순전히 대외적인 요인으로 급등한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상승 추세로 가져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장기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이제는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가 포르투갈과 스페인까지 전이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이런 우려가 확산되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다만 이 같은 상승세가 단기간에 끝날 지는 주말에 열리는 유럽 정상회담 이후에나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04p(1.98%) 폭락한 1684.71을, 코스닥지수는 9.76p(1.88%) 급락한 509.2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439억원치의 주식을 순매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장 마감 무렵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283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3.84엔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