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가 다가오면서 전셋값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어요. 워낙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니 주변 단지의 전세가격마저 도미노로 하락하는 양상입니다. "(서울 길음동 하나공인 관계자)

7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 '미아뉴타운 래미안 1 · 2차(래미안 트리배라 · 2577세대)'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오는 29일 입주를 앞두고 전세매물은 쌓이는데,찾는 사람이 없어 사무실이 한산했다.

◆강북 뉴타운, 서울 전세가 하락세 이끌어

올 하반기 서울 · 수도권에서 4만여채의 신규 입주 예정 아파트가 나올 예정이어서 오름세가 지속되던 전셋값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내달부터 미아 · 길음 등 강북뉴타운에서 대규모 입주예정 아파트가 쏟아질 것으로 예고되면서 서울지역 전셋값은 15개월(65주)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당장 미아뉴타운 래미안1 · 2차 아파트 전셋값은 두 달 전보다 2000만~5000만원이 빠졌다. 전용면적 79㎡형의 경우 1억5000만~1억6000만원,107㎡형은 1억7000만~1억8000만원,141㎡는 2억3000만원에 전세가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거의 없다.

주변 단지의 전셋값도 연쇄적으로 내림세다. 삼각산 아이원 전용면적 79㎡형은 1억4000만원,135㎡형은 1억8000만~2억원 선으로 두 달 전보다 중 · 소형은 1000만~2000만원,중 · 대형은 4000만~5000만원 내렸다. 인근의 하나공인 관계자는 "길음 · 미아뉴타운에서도 내달부터 연말까지 3400여채의 아파트가 입주 예정이어서 주변 전셋값은 상당기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용인에선 '전셋값 역전현상'도

수도권 일부에선 오름세가 지속되는 곳이 있지만 입주예정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용인 · 고양 · 파주시 등에서는 전셋값 내림세가 완연하다.

연말까지 7000여채가 입주할 성복동 · 동천동 · 상현동 등 용인시 수지구에선 2~3개월 전보다 전셋값이 1000만~2000만원 내렸다. 상현동 금호베스트빌 3차 165㎡와 173㎡형은 1억6000만~1억8000만원,성복동 푸른벽산 첼시빌Ⅱ169㎡형은 1억4000만~1억6000만원 선에 형성됐다. 성복동 푸른벽산 첼시빌Ⅱ 169㎡형의 경우 전세 상한가가 1억6000만원이어서 214㎡(전세가 1억5000만~1억7000만원)전세 하한가보다 높다. 상현동 현대 파인빌리지 251㎡(1억3000만~1억5000만원)도 일부 물건은 211㎡(1억3000만~1억4000만원)보다 1000만원 싸게 전세가 나왔다.

오는 8월부터 7800여채가 집들이를 하는 고양시 식사동 식사지구에선 인근 풍동지역 전셋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풍동 성원아파트,동문굿모닝힐 등은 한 달 전보다 500만원 정도 빠졌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서울 · 수도권 곳곳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대기 중인 곳이 많아 앞으로 전셋값은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철/이승우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