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자동차 대출인 '우리V오토론' 금리를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다른 은행들이 보증료를 금리에 포함시킨 것과 달리 우리은행은 보증료를 제외한 금리를 고시,금리가 가장 낮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어서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출시한 '우리V오토론'의 금리를 최저 연 5.03%로 고시했다. 신한은행 '마이카 대출'(연6.42%)이나 하나은행 '직장인 오토론'(연5.95%)보다 각각 1.39%포인트와 0.92%포인트 낮다.

우리은행 대출금리가 이처럼 낮은 것은 보증료를 고시한 금리에 포함시키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신한 · 하나은행은 보증료를 은행이 내고 그 비용을 금리에 포함시켜 고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에서 대출받는 사람은 보증료를 따로 내야 한다.

우리은행은 이런 점을 활용해 금리가 낮다는 점을 은근히 내세우고 있다. 보통 홈페이지나 팜플렛을 통해 상품을 홍보할 때 상품개요를 가장 위에 쓰지만 '우리V오토론'의 경우 상품특징이라는 항목을 새로 만들어 가장 위에 쓰고 있다. 여기엔 '최저 5.03%의 낮은 대출금리(지급보증료 별도)'라는 문구도 포함돼 있다.

은행권에서 자동차 대출을 가장 먼저 선보인 신한은행 관계자는 "보증료가 있다는 사실을 명시했더라도 고객들은 금리만 보고 비교하게 마련"이라며 "우리은행이 의도적으로 금리를 낮게 보이기 위해 보증료를 금리에서 제외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객들이 대출 받을 때 지급보증 신청 약정을 별도로 맺기 때문에 고객 모르게 보증료가 나가지 않아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