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도 끝도 없는 루머로 멍드는 대한민국
사이버공간서 무차별 유포…제도적 규제·자율정화 병행돼야
천안함을 둘러싼 악성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민 · 군 합동조사단이 북한산 공격 무기 등을 결정적 증거로 제시하며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사이버 공간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음모론,조작설 등은 여전히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익명성을 무기로 자신의 주장을 객관적 사실처럼 유포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무책임이 도를 넘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작극 루머까지
21일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전날 정부발표에도 불구하고 익명성에 숨은 무책임한 게시글이 여전히 폭주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민 · 군 합동조사단이 결정적 증거물로 공개한 어뢰 추진후부의 '1번'이라는 고유번호를 놓고 "북한은 '호'라고 표기하지 '번'이라 표기하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글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심지어 '1번'의 글씨 색깔을 "한나라당의 고유 색깔이 파란색이니 한나라당 쪽에서 선거 운동 차원에서 적어 넣었을 것"이라며 "불법 선거물로 다스려야 한다"는 글까지 게재됐다.
루머의 종류도 다양했다. 한 네티즌은 "천안함은 미국 잠수함과의 오인 전투로 침몰했다"며 "이를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바꿔 말해 전 국민을 호전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국방부의 목적은 선체 결함에 따른 단순 사고를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가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사고는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안전사고'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위터에서도 이 같은 악성 루머가 퍼져나가고 있다. 한 트위터가 쓴 "천안함 진실은 결국 이렇게 묻히고,먼훗날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소재가 되겠지"라는 트위트를 비롯해 "그런 의미에서 미국 핵잠수함이 좀 의심스럽네요"라는 트위트 등이 리트위트 등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퍼지고 있다.
◆공포 조장에 국민들 혼란
"당장 북한을 공격해야 한다"는 식으로 공포심과 불안감을 조장하는 글도 상당수였다. 한 네티즌은 이날 "어째서 아직 계엄령도 안내려졌냐"며 "정부는 전군 동원령을 내리고 선제 폭격으로 주석궁을 박살낸 후 전면 북진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합동조사단의 공식 발표가 있었던 20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검색어 종합 순위에서 '전쟁'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객관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개인들의 주장과 경험 등이 걸러지지 않은 채 전달되면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일반인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도대체 뭐가 맞는 거냐"고 묻는 네티즌이 계속 늘고 있다. 한 달간 외국에 다녀왔다는 한 네티즌은 "정부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는 '거짓말'이라는 글들만 난무하던데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다.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조모씨는 "고등학생인 아들이 집에서 컴퓨터를 하며 '천안함의 진실이 뭔지 엄마는 알고 있느냐'고 질문해 황당했다"며 "어린 학생들에게 특히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며 걱정했다.
◆"무책임, 도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시선을 끄는 사건 ·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인터넷에서 근거 없는 루머가 떠도는 것은 사건 초기부터 투명하게 대응하지 않은 정부에 대한 불신과 함께 익명성을 무기로 자신의 주장을 객관적 사실처럼 유포하는 네티즌들의 무책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임성우 변호사는 "루머나 거짓말이 법적으로 처벌 받는 건 아니지만 명예 훼손이나 정보통신망법 등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역 해군장교를 사칭해 지난달 3일 인터넷 게시판에 "해군 지휘부가 천안함에 물이 들어와 침수될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도 미군과 훈련 중이라는 이유로 이를 묵살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이 지난 11일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규제와 자율 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계엄 선포 가능성을 주장한 데 대해 "개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기꺼이 국민을 지키는 개가 되겠다"고 맞섰다.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전 대표가 자신을 겨냥해 '계엄 등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는 것이고,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한다"고 했다.한 전 대표는 최근 집필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 이재명 대표"라며 "이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 판결을 막으려고 계엄이나 처벌 규정 개정 같은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했다.한 전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기꺼이 국민을 지키는 개가 되겠다"며 "재판 잘 받으라"고 썼다.한편, 이 대표는 이날 열리는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 관련 전망을 묻는 말에는 "법과 상식에 따라 판단해 보시면 다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에서 국회 탄핵소추위원으로서 최종 의견 진술을 위해 발언대에 선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위원장을 전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의견 진술에서 "헌법과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애국가를 자랑스럽게 부를 수 있도록 피청구인을 하루빨리 신속하게, 만장일치로 파면해 달라"고 말한 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라며 애국가 1절을 읊었다.정 위원장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던 시절을 언급하면서 목이 메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국회 운동장 근처에서 본청으로 한 발짝씩 내디딜 때마다 36년 전 1988년 9월의 밤이 마치 어젯밤 악몽처럼 떠올랐다. 새벽 1시 안기부에 잡혀 서울 을지로 어디쯤 한 호텔로 끌려가 수건으로 눈을 가린 채 속옷 차림으로 4시간 동안 주먹질, 발길질을 당했다"며 울먹였다.정 위원장은 "국가기관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며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국민과 헌법에 주먹질하고 린치하면 되겠냐"고 강조했다.그는 "계엄 선포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위헌 행위"라며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 사유를 ▲ 헌법상 계엄 조건 위반 ▲ 계엄 선포 절차 위반 ▲ 국회 권능 방해 ▲ 위헌위법한 포고령 발표 ▲ 중앙선관위 침탈과 주요 인사 체포 시도 등 총 5가지로 요약했다.정 위원장은 계엄 선포가 '경고성'이었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피청구인은 대국민 사과는커녕 경고성 짧은 계엄이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면서 "세상의 이치라고 하는 게 다 상식과 원칙대로 가게 돼 있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이날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이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이어 "법원이 잘 가려낼 것"이라고 답한 뒤 건물로 들어갔다. '검찰 구형은 어떻게 예상하는지', '최후 진술 때는 어떤 말을 할 건지'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 사건의 5·6차 공판기일을 연다. 오전에는 이 대표 측과 검찰이 양형증인으로 각각 신청한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와 김성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오후에는 6차이자 결심 공판으로, 피고인 신문, 검찰 구형, 선고 날짜 고지 등이 있을 예정이다.이 대표의 선고는 이르면 오는 3월 말 이뤄질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대선후보 시절 방송 인터뷰 등에서 경기 성남시장 재직 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하거나, 같은 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백현동 부지 용도를 바꿔주지 않으면 직무 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허위로 발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며, 민주당은 2022년 대선 비용 434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전액 반환해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