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위기 때마다 외환시장이 요동치는 불안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선물환 규제를 강화하고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외화 차입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국제 논의에 참여하면서 자본 유출입으로 인한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준비해왔다"며 "시장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대책은 선물환 거래 규제다. 역외선물환시장(NDF)을 포함한 선물환 거래의 상당 부분이 투기적인 수요로 현물 외환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또 은행과 수출 기업들의 과도한 선물환 거래 역시 외환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자기자본 대비 일정 비율을 넘지 않은 선에서 선물환 거래를 규제할 방침이다. 수출 기업에 대해서는 선물환 거래 규제를 '경상거래를 제한하지 않는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의 단기 외화 차입에 세금을 매기고 외국인의 국내 자본거래에 대해서도 과세할 방침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강연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외화)자금 유출이 문제가 됐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규제를 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대만 홍콩 싱가포르는 다 환율을 통제하는데 우리는 시장에 맡겨놓는 체제로 갔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그러나 "재작년에는 이보다 더 어려운 것도 극복했다"며 "외환시장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으나 안정적 모습을 찾아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