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서울 양천구 목동10단지 89㎡(27평형)에 살고 있는 김형빈씨(42)는 최근 집주인과 임대차계약을 다시 맺으면서 전세를 보증금과 월세 혼합형인 ‘보증부 월세’로 전환했다.2년전 2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지만 그 사이 전세금이 5000만원 이상 올라 전셋값 상승분을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고 있다.2일 국민은행연구소 부동산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달 전국의 신규 주택임대차 계약 가운데 전세 비율은 55.9%로 전월(57.0%)보다 1.1% 포인트 낮아졌다.전세 비율이 55%대로 떨어지기는 2005년 11월의 55.0% 이후 처음이다.

보증부 월세와 순수월세 등 월세 비율은 44.1%로 전월(43.0%) 대비 소폭 증가했다.5월 신규 주택임대차계약 중 보증부월세는 41.4%로 전월보다 1.0% 포인트 증가했고 순수월세도 2.7%로 0.1% 포인트 높아졌다.

올들어 전세 비율은 하락세가 뚜렷하다.1월 58.4%에서 2월 59.8%로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3월 57.7%,4월 57.0%로 감소했다.이는 전세값 급등으로 일부 세입자들이 전세값 상승분을 월세로 전환한 사례가 늘었고,집주인들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에서는 보증부 월세가 늘었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지방에선 점포운영비나 생활비로 활용하기 위해 전세보증금을 빼서 월세로 전환하는 생계형 월세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