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삼수생’인 한국이 올해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에 성공할까.이달 정기리뷰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비관론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BOA메릴린치 홍콩의 윌리엄 찬 애널리스트는 4일 ‘한국의 선진시장 격상,가능성 낮다(Upgrading Korea to developed market status in MSCI? Unlikely)’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이머징지수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그는 “한국이 사이즈나 유동성면에서는 MSCI의 선진국 분류기준을 충족하지만 지난해 선진지수 편입 불가 사유였던 요인들이 그다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찬 애널리스트가 지적한 한계는 △원화의 환금성 부족(외환시장 개방성) △ID시스템 경직성(외국인의 ID등록에 따른 매매 제한) △반경쟁적 규제(자율경쟁 제한) 등이다.그는 “외환규제의 가능성과 남북한 긴장 고조 등도 MSCI 선진지수 편입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우리의 예상이 어긋나 MSCI 선진지수 편입이 결정될 경우 기대되는 추가 자금유입 규모는 148억달러 정도”라고 말했다.한국이 이머징지수에서 제외되면서 비중 확대에 따른 자금유입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은 중국(16억달러)과 대만(11억달러),자금이 빠져나가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일본(40억달러)과 호주(16억달러)를 꼽았다.

찬 애널리스트는 “2008년 FTSE(파이낸셜타임즈스톡익스체인지) 선진지수 편입 당시 한국지수는 아시아태평양지수(일본 제외)보다 오히려 부진한 움직임을 보였다”며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성사된다 해도 자금 유출입은 유예기간이 지난 내년 5월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한국의 선진지수 편입 실패가 시장에 실망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방어적인 전략이 필요하며 향후 진행될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원화의 변동성이 한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국내에서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요르단이나 파키스탄 등이 MSCI이머징지수에서 강등된 상황에서 한국마저 빠져버리면 이머징지수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도 “2008년 ‘제한적’이었던 시장정보 유통과 청산 및 결제 부문에 대한 평가가 작년에는 ‘미충족’으로 오히려 퇴보했다”며 “코스피200지수 사용권 등과 관련된 대립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선진지수 편입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다만 그는 “한국 증시가 이익 모멘텀이나 밸류에이션,재정건전성 등 여러 측면에서 매력적이란 점에서 선진지수 들어가지 못해도 크게 나쁠 것은 없다”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