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 4일 부산 해운대에는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등 주요국을 대표하는 경제 인사들이 대거 모여들었지만 대체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보안과 경호를 위해 행사의 극히 일부만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막식이 열린 해운대 누리마루 인근에는 300여명의 취재진이 장사진을 이뤄 이번 회의에 거는 높은 기대를 반영했다.

○…오후 6시부터 누리마루 2층에서는 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환영 리셉션이 열렸다. 칵테일과 막걸리 등이 준비됐으며 국악단 '아라연'이 국악을 연주하는 가운데 서로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후 4시부터 30분 단위로 캐나다 IMF 영국 미국 수장들과 잇따라 양자 면담을 하느라 시간이 늦어 골프카트를 타고 리셉션이 열린 동백섬 누리마루까지 급히 이동했다. 윤 장관은 유창한 영어 솜씨를 자랑하며 캐나다 장관 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과는 매우 반갑게 인사했다. 행사장으로 걸어오느라 10분 정도 늦게 도착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윤 장관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는 5분 정도 비교적 길게 대화를 나눴다. 김 총재는 경기 상황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오후 6시45분부터는 누리마루 야외에서 포토 세션이 진행됐다.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100여명의 기자가 열띤 취재경쟁을 했다. 저마다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 주요 인물들을 쫓아가 한마디 코멘트를 요청했다. 그러나 대부분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구체적인 것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포토 세션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은 '좌우 비율을 맞춰 달라'거나 '치즈 사인에 맞춰 표정을 잡아달라'는 등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응하며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오후 7시부터 누리마루 3층에 있는 회의장에서 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만 참석한 가운데 '세계 경제 동향'을 주제로 만찬을 겸하면서 회의가 진행됐다. 만찬에는 한식 비빔밥이 주 메뉴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또 갈비와 농어구이 등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메뉴는 물론이고 막걸리도 건배주로 등장했다. 윤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최근 유럽과 IMF의 그리스 금융지원 조치를 환영한다"며 "우리가 글로벌 금융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수 총재는 "매우 적절한 시점에 우리가 모였으며 매우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