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차, 쌍용차 주가 상승틈타 190만주 처분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 주식을 수십만주씩 대량 매도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중순까지 최대 10만주가량 눈에 띄지 않게 분산 매도했던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쌍용차는 4일 르노그룹과 독일계 펀드 등 6곳을 예비실사 적격자로 선정,매각 절차를 본격화했다.

◆"상하이차 222만주 다 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하이차는 지난달 28일 한꺼번에 44만주를 매도한 데 이어 같은 달 31일 70만1570주를 팔았다. 이달 1일과 3일에도 각각 13만3630주와 9만4000주를 처분했다. 공휴일을 제외한 4영업일 연속으로 팔아치운 쌍용차 주식은 136만9200주에 달했다.

특히 지난달 28일과 31일은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로 쌍용차 주가가 급등한 때였다. 주가가 뛸 때마다 보유물량을 대거 쏟아낸 것이다. 지난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8차례에 걸쳐 최저 8주부터 최대 10만주까지 조금씩 팔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쌍용차에 대한 상하이차 지분율은 4월 말 11.44%에서 4일 6.16%로 감소,최대주주 지위를 바클레이즈 금융그룹(8.02%)에 내줬다.

증권가는 상하이차가 남은 물량 222만4780주를 조만간 모두 털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종가(1만3700원)로 계산할 때 305억원어치다. 이 회사는 최근 1개월여 동안 쌍용차 주식 190만8865주를 매도해 254억5625만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상하이차는 결과적으로 5000억원 이상 손해를 입게 됐다. 쌍용차 대주주(51.3%)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 지불한 금액은 약 6000억원에 달한다.

◆르노 · 독일펀드 등 6곳 실사자격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삼정KPMG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르노그룹 등 7개 업체 중 6곳에 예비실사 자격을 주기로 했다.

르노와 인도 마힌드라그룹,루이아그룹 등 해외 완성차 업체 3곳,대우버스를 대주주로 둔 영안모자,국내 사모펀드인 서울인베스트와 독일계 금융펀드 등 총 6곳이 오는 7일부터 쌍용차 실사작업에 나선다. 수소연료전지차 사업을 벌인다는 목적으로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던 국내 A사모펀드는 탈락했다.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예비실사 자격을 갖게 된 업체들은 다음 달 16일까지 온라인 데이터룸을 통해 쌍용차에 대한 각종 자료를 분석하게 된다. 이후 같은 달 20일 인수 희망가격을 포함한 최종 입찰제안서를 내야 한다.

업계에선 국내 4,5위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과 쌍용차 간 결합이 최적이란 점에서 르노그룹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르노그룹이 2004년 쌍용차 인수전 때 조기 탈락했다는 점에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대우차판매 최대주주도 지분매각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대우자동차판매 역시 대주주의 지분 매도로 주가가 하향세다. 대우차판매의 최대주주인 우리사주조합은 최근 들어 수십 차례에 걸쳐 4만~5만주씩 자사주를 처분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11.04%였던 우리사주 지분은 현재 9.48%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대우차판매 관계자는 "금융회사 대출을 받아 과거 우리사주를 대량 매입했는데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대출 만기 연장이 안 되고 있다"며 "당분간 우리사주 지분을 계속 팔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차판매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경영진에 대한 구조조정도 본격화하고 있다. 신재명 부사장을 비롯해 조영태 전무,신현도 상무,김성대 상무보 등이 지난달 말 회사를 떠났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