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려는 건설사들의 '재고 마케팅'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가격할인 등에 이어 최근에는 준공후 미분양 단지에서 살아보고 나중에 계약하는 임대전환 마케팅도 확산되고 있다.

7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입주하는 전국의 준공후 미분양 단지들을 중심으로 임대전환 마케팅이 급증하고 있다. 새 아파트를 우선 2~5년간 전세로 내놓았다 세입자가 매입을 원하면 분양전환하는 방식이다.

임대전환은 미분양 적체가 심각한 대구 · 강원 · 충청 등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대구에선 수성구 범어동 쌍용예가를 비롯해 전체 미분양 단지의 3분의 1 정도가 이 방식으로 미분양 털기를 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춘천 호정동 포스코더?t,천안 구성 휴먼시아,대전 목동 휴먼시아 등도 임대전환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전세기간 2년에 보증금은 주변 매매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휴먼시아는 전세 만료 이후 계약을 원하면 임대전환 당시 분양가로 매각한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도 임대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부영은 남양주시 도농동에 분양 중인 '부영 애시앙' 주상복합의 잔여분을 임대전환 방식으로 내놨다. 임차기간 2년에 전세보증금은 2억5000만~3억원으로 책정했다. 자금이 부족한 매수 희망자에게는 입주 후 2년간 무이자로 분양가의 60~65%를 나눠 낼 수 있는 할부분양 방식도 적용했다. 입주자들에게는 수영장 · 사우나 등 부대시설 6개월 무료 이용혜택도 제공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는 자금부담을 줄이면서 입주자 없는 유령단지를 막을 수 있고,수요자들도 거주하면서 여유있게 매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분양시장 침체가 길어지면 임대기간 종료 때 건설사들의 자금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