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터넷 쇼핑업체인 '내의제국'이 화제다. 갓 대학을 졸업한 여자 최고경영자(CEO)가 대학생 창업자금을 지원받아 만든 인터넷 상점이 매년 50% 이상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남성 속옷을 팔면서 여자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하고,이월상품을 내다 팔면서도 신뢰 획득에 성공한 독특한 경영전략이 주목을 끌고 있다. 베이징청년보는 내의제국을 '역발상의 회사'라고 정의했다.

내의제국 창업으로 링위후이 대표(27)는 '억대소녀'란 별명을 얻었다. 2007년 상하이 푸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자마자 10만위안의 대학생 창업자금으로 내의제국을 창업,1년 만에 200만위안(약 3억6000만원)을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상점 경쟁이 치열한 중국에서 매출 200만위안은 '홈런'에 속한다. 2009년엔 매출이 300만위안을 넘어섰고 올해는 600만위안을 넘보고 있다.

"링 대표의 성공스토리는 시장과 소비자의 심리를 읽어내는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한 것"(박한진 KOTRA 베이징 TBC 부장)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올 들어 여성 상품으로 취급 품목을 확대했지만 내의제국은 남성 내의 전문매장으로 출발해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분홍색 계통으로 꾸미는 등 철저히 여성에게 타깃을 맞춘 마케팅전략을 꾸몄다. 여성들은 속옷을 살 때 직접 입어볼 정도로 까다롭게 굴어 인터넷 구매가 많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여자 속옷 판매는 배제했다. 대신 남자들은 속옷을 직접 사지 않고 어머니나 부인 혹은 여자 친구들이 구매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남자 속옷을 여자한테 판다'는 마케팅 포인트를 세워 다른 업체와 차별화했다.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이월상품으로 신뢰를 얻은 것.'고품질 저가격'을 표방하며 고급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내다 팔았다. 링 대표는 "인터넷쇼핑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싸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판다'는 것인데 이를 뒤집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누구나 인정하는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팔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급 브랜드이지만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상품을 받아다가 저렴하게 팔면서 '좋은 상품을 싸게 파는 곳'이란 인식을 심어준 게 성공 요인이 됐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