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의 해외여행과 함께 외국인의 방한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 들어 환율효과가 반감되면서 확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인 관광객 수가 3월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외국여행으로 쓰는 돈이 외국인의 국내여행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많아 여행수지는 적자로 돌아섰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9년 만에 처음으로 5600만달러의 여행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700만명 선을 돌파한 외국인 관광객은 올 들어 1월과 2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가 3월 이후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1월 12%,2월 21.7% 감소했다. 지난해 초 100엔당 1400원 후반에서 1500원 중반으로 움직였던 엔화 환율이 올 들어 1100원 중반으로 떨어진 것과 비슷한 감소 추세다.

3월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77만여명으로 전년 대비 6.3% 늘었다. 일본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중국 홍콩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중화권과 동남아지역 관광객들이 채웠다. 5월에는 일본인 관광객까지 가세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올 들어 처음 월별 플러스 성장(15.4%)하며 27%의 5월 성장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여행수지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1분기에 19억9000만달러의 적자를 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억2000만달러 흑자와 비교해 25억1000만달러나 수지가 나빠졌다. 이러한 여행수지 악화 폭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래 가장 큰 것이다. 4월엔 3억2240만달러 적자를 봤으며 5월에도 638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적자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의 70%를 차지하는 개별여행객(FIT)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격 경쟁력이 아닌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 '고품격 한국관광'의 이미지를 심어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재경 관광공사 마케팅본부장은 "한국관광의 이미지를 '단체''저가'에서 '개별''고가'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고궁 달빛기행 등 개별여행객들이 좋아할 만한 고품격 상품을 중점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