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9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탓에 6.50포인트(0.37%) 떨어진 1731.95로 내려앉았다. 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가 2.52%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그동안 코스피지수 상승의 '1등공신' 역할을 했던 프로그램 매매가 순매도로 돌아선 만큼 당분간 지수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은 이날 지난 7일 이후 처음으로 팔자로 돌아서 583억원 순매도했고 기관도 투신권을 중심으로 36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이 1338억원 순매수에 나섰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내기엔 역부족이어서 사흘째 밀렸다.

선물시장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매가 이날 996억원 순매도로 돌아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지난 8일 이후 1주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며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 순매수의 상당부분이 프로그램 매수를 통해 이뤄졌다.

이날도 코스피지수는 철저히 프로그램 매매에 연동돼 움직였다. 오전에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불어나는 동안 지수는 1720선 근처까지 밀렸다가 낮 12시 무렵부터 프로그램 매물이 줄어들자 지수가 반등하며 낙폭을 줄여 1730선을 지켜냈다.

손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1주일여 동안 선물가격이 고평가되면서 선물을 팔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현물을 사는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 코스피지수가 반등했다"면서 "그러나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액이 약 8조7000억원으로 연중 최대 수준에 육박하고 있어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수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매수차익 잔액이란 '선물 매도+현물 매수'(매수차익거래)를 통해 쌓인 현물 매수 누적 잔액이다. 차익거래의 속성상 매수차익 잔액은 만기일 이전에 '선물 매수+현물 매도' 거래를 통해 청산되는 경우가 많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