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전약후강 장세를 보인 끝에 4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장중 한때 174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82포인트(0.28%) 오른 1736.77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물 출회와 경기둔화 우려 등의 여파로 장 초반 약세를 나타냈다.

이후 지수는 한 차례 장중 상승 반전을 시도한 후 하락 반전했으나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개인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이어진 가운데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둔화됐고, 중화권 증시 호조와 함께 투자심리가 추가적으로 개선된 덕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수는 오후 들어 점차 상승폭을 늘려가는 흐름을 보였다.

개인이 전기전자, 금융, 화학, 운수창고 등을 중심으로 194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1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외국인은 장 후반 매도 우위로 돌아서 235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낸 것이다.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장 초반부터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물 규모는 오후 들어 정체되는 흐름을 보였다. 차익거래는 1705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949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2655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 한국전력이 연기금의 지분 확대 기대를 바탕으로 4% 가량 상승, 이 종목이 시총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가스업종이 3% 넘게 뛰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로 두산건설, 현대산업, 금호산업, 태영건설 등 일부 건설주들이 1∼5%대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철강주들 역시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업황 개선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1∼가량%대 강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시총 상위 1∼10위 종목들 가운데 하락한 종목은 신한지주와 LG화학 뿐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자사주 100만주 취득 결정 소식에 힘입어 3%대 상승했다.

소주업체 무학은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상장한 첫 날 3%대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4개를 포함한 437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등 342개 종목이 내렸다. 93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편 오후 3시11분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67% 상승 중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0.81%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책임연구원은 "개인 등이 매수 우위를 나타낸 가운데 장중 중국을 필두로 일부 아시아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모습"이라며 "경기둔화 우려가 남아있지만 중국발 훈풍 등에 힘입어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반적으로 기업실적 발표시즌에 대한 기대가 큰 상태이고 지수 낙폭도 과대한 측면이 있어 미국 주택관련 지표 하락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기업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돼 기존 주도주의 반등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