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한국과 중국,일본 3개국의 시장이 통합되면 유럽연합(EU)에 버금갈 정도로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9차 한 · 중 경제장관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윤 장관은 회의에 앞서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한 · 중 · 일을 엮는 마켓이 만들어지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어 유럽연합(EU)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 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양국이 모두 필요성에 공감하고 아시아 경제의 통합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은 지난 5월 산관학 공동 연구를 마치고 FTA 본협상에 앞서 농업 등 상호 민감 분야 협의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FTA는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중국과 대만이 체결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대해 "한국이 대만과 업종이 겹치고 경합하는 부문이 많아 우리 정부도 긴장하고 나름의 대비책을 구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상당수 기술 분야에서 대만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충분히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국내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기득권층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에 대해선 "DTI는 외국에서도 주목하는 좋은 제도로 금융사 자산건전성과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필요하다"며 "다만 거래 감소와 가격 안정이라는 이해가 충돌하면서 이에 대한 검토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DTI의 기본 체제는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장핑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과 만나 △양국 간 경제정책 경험 공유 △유망 사업 분야 기업 간 교류 확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국제무대에서의 공조 등에 합의했다. 윤 장관은 특히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중국에서 추진 중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공장 설립과 SK에너지가 중국 시노펙과 합작으로 진행 중인 에틸렌 공장 설립 등에 대해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장 주임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나가겠다"고 답했다. 양국은 또 태양광 ·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환경 보호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고 새만금과 서해안 신산업벨트 등 서해안권 사업에 중국 기업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키로 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