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대비해 2분기에 충당금을 많이 쌓았다고 해서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PF대출이 추가로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PF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82조4256억원이다. 이 중 시중은행이 50조9588억원,저축은행이 11조8084억원을 대출해 줬다.

PF대출 연체율은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시중은행들의 PF대출 연체율은 2008년 말보다 0.6%포인트 오른 1.67%를 기록했다. 올해 3월에는 2.9%까지 급등했다.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율은 2008년 말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10%를 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연말까지 24조3000억원의 PF대출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며 이 중 지방사업장 비중은 9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 미착공 상태로 남아 있는 PF사업장 대출도 28조31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주택시장 침체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하락과 거래감소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 하반기 전국 주택 가격이 2~3%가량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 측은 거래 침체와 미분양 적체,금융 규제 등을 현 시장의 악재로 지목하고 하반기에 국내경기가 회복하더라도 주택시장에서는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심리가 팽배해 거래는 계속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PF대출 부실이 '끝이 아닌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권에서 시작된 PF대출 부실이 이미 시중은행으로 번졌으며 앞으로 얼마나 부실이 늘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2분기에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았지만 당장 다음 분기 결산 때에도 충당금 적립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