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금융회사인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2분기에 나란히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3000억원 안팎,우리금융은 5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의 최대 자회사인 국민은행은 2분기 중 3000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KB금융도 3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은행이 분기 기준 적자를 낸 것은 강정원 전 행장이 취임한 2004년 4분기(3184억원 적자) 이후 5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당초 KB금융이 2분기 2000억원 안팎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3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어닝 쇼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KB금융이 2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은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으로 1조원 이상 대손충당금을 쌓은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1분기 5727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덕분에 상반기 2000억원대의 흑자를 냈다.

우리금융은 2분기 중 최대 자회사인 우리은행이 400억원 안팎 흑자를 냈으나 경남은행 금융사고에 따른 충당금 부담(1000억원)으로 5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이 적자를 낸 것은 2008년 4분기(6648억원 적자)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우리금융도 기업 구조조정과 PF 대출 부실화,경남은행 금융사고 등으로 2분기에만 1조원가량의 충당금을 쌓았다. 1분기 5730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5000억원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충당금 적립액이 적어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신한금융은 2분기에도 5000억원대의 흑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7790억원)와 합치면 1조30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신한금융이 적립한 충당금은 1분기 2142억원,2분기 3000억원 안팎으로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지난 19일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은 2분기 18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3007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상반기 중 4815억원의 흑자를 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나금융의 2분기 충당금도 2588억원에 그쳤다. 기업여신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철저한 심사 여부가 4대 금융지주회사의 희비를 갈랐다고 금융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신한금융은 오는 29일,KB금융은 30일 각각 상반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8월 초 실적을 공시할 계획이다.

이태훈/하영춘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