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 체감경기도 나빠지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7일 각각 발표한 '소비자동향지수(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각각 나타났다.

◆물가상승 기대심리 확산

한국은행이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전국 56개 도시 2111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7월 소비자 동향지수'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앞으로 1년간 기대하는 물가상승률(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1%였다. 물가수준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38에서 141로 3포인트 상승,작년 3월(142) 이후 가장 높았다.

응답자 중 물가상승률이 3.5~4.5% 수준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비율(19.3%)이 1.1%포인트 증가했고 2.5~3.5% 범위에 머물 것으로 생각하는 비중(48.6%)은 2.0%포인트 감소했다.

기대 인플레 심리가 확산되면 물가상승 압력이 그만큼 커진다. 향후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판매가격을 그만큼 높게 책정하거나 임금을 더 올려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경제 주체들이 미래 물가를 예상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기대 인플레 심리가 확산되면 실제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129에서 137로 8포인트 올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7년 4분기(156) 이후 가장 높았다.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확산되면 각종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지표상 경기와 체감경기 사이의 '온도 차'도 드러났다. 현재 경기판단 CSI(107)와 앞으로 경기전망(115)은 각각 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현재 생활형편 CSI(95)는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 CSI(102)도 1포인트 떨어졌다.

◆기업 체감경기는 3개월째 하락

전경련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3개월 연속 하락,100.7로 떨어졌다. 8월 이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얘기다.

전경련 BSI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만든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이,100에 못 미치면 악화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각각 더 많다는 뜻이다.

부문별로 보면 대부분 지수가 하향곡선을 그렸다. 내수 전망이 105.0에서 100.0으로,자금사정이 101.3에서 101.2로 각각 하락했다. 채산성 전망치도 103.1에서 100.3으로 뚝 떨어졌다. 고용지수 역시 102.5에서 100.9로 내려갔다.

업종별 전망은 부문별로 엇갈렸다. 건설이 78.3으로 가장 부진했고 자동차 · 운송장비도 98.9를 기록,100에 미치지 못했다. 전자 · 통신장비 업종의 전망은 123.7로 여전히 긍정적이었다.

임상혁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지난해 9월 이후 12개월째 BSI가 100 이상이지만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준금리 상향으로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다 부동산 시장 불안,가계부채 증가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업의 체감경기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대기업들이 하반기에는 기대만큼의 이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은/송형석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