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베스트 등 쌍용자동차 인수를 희망해온 예비 입찰자 중 일부가 10일로 예정된 입찰 마감일에 제안서를 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 인수전은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르노-닛산그룹의 2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곳은 인도 마힌드라그룹이다. 인도 최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조업체인 마힌드라는 최근 파완 고엔카 사장 등 2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실사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같은 인도의 루이아그룹도 쌍용차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한 편이다. 파완 쿠마 루이아 회장이 지난달 말 방한해 쌍용차 경영진과 직접 만났으며,입찰 제안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완성차를 제조해본 경험이 없는 자동차 부품그룹이란 점이 약점이다.

쌍용차 최적의 인수 후보로 거론돼 온 르노-닛산그룹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굳이 쌍용차를 인수하지 않더라도 부산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량 확대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인수 가격을 다소 낮춰 최종 입찰 제안서를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인베스트 등 금융펀드는 입찰 제안서 제출을 포기했다. 펀드 관계자는 "입찰 제안서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쌍용차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며 "1차 유찰될 경우 다시 한번 기회를 엿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결국 마힌드라와 르노닛산의 2파전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마힌드라는 인수 의지가 가장 적극적이란 점,르노-닛산은 기술유출 우려가 없는 전략적 투자자란 점이 강점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르노-닛산이 인수가격으로 얼마를 제시하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 후보자들이 10일 제출해야 할 서류에는 △쌍용차 신주 몇%를 얼마에 인수할지 △쌍용차 부채를 어떤 식으로 갚을지가 담겨야 한다. 후보자들이 쌍용차 신주 50%(3612만주)를 인수한다고 가정할 때 약 5500억원이 필요하다. 다만 일부 후보자는 구주에 대한 추가 감자를 요구하면서 신주 인수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쌍용차 부채 7260억원과 신규 차입금 1000억원,밀린 임금 및 공과금 320억원을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갚을지도 명기해야 한다. 삼정KPMG는 법원 승인을 얻어 이달 중순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후 10월까지 쌍용차 매각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