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일단 바닥찍고 상승무드?…거래는 다소 위축
올 상반기 그림값은 미국 유럽 등 국제 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8.98%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위축된 미술 시장의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한 당분간은 횡보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아트밸류연구소(소장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0일 '2010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최정표 소장은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만든 한국미술가격지수(KAPIX)가 2007년 63% 상승했지만 2008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30%,28% 하락했다"며 "올 상반기 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그림 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으며 그림 투자자들이 구입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최 소장은 이 보고서에서 KAPIX와 코스피변동지수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 1998년 두 지수 모두를 100으로 봤을 때 상반기 미술 가격지수는 363으로 8.98%,코스피변동지수는 411로 16.44%의 상승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어느 정도의 시차를 두고 그림 시장이 뒤따라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반기 코스피변동지수가 16% 정도 상승한 것은 그림 시장에 좋은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최 소장은 "우리나라의 경기회복 속도가 빠른 만큼 그림 시장은 이제 상승 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그림 시장의 주력 상품인 유화 작품 값은 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1998년 유화 가격지수를 100으로 봤을 때 상반기에 458을 기록,작년(435)보다 4.98% 상승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그러나 KAPIX 모델에서 사용하는 50명의 경매 작가 중 상반기에 서울옥션과 K옥션에서 작품이 낙찰된 작가가 42명에 그치는 등 거래량이 1~2년 전보다 줄어든 점을 지적하며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거래량이 증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년 동안 그림 시장이 지나치게 위축된 만큼 더 이상의 급락은 나타나지 않고 당분간 횡보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국내 경매시장에서 유통된 작가별 작품 가격 차이를 지수로 정리한 결과 10대 '블루칩' 작가에는 김환기 이중섭 이우환 박수근 이대원 김창열 장욱진 유영국 김종학 오치균씨가 뽑혔다.

낙찰건수로는 이우환씨가 17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김기창(16) 이대원(14) 김환기(13) 김종학(12) 이왈종씨(10) 순이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