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가계 및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17일 나타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파이낸스포럼 주최 강연에서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균형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내수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총재는 "내수를 늘리는 데 소비주체인 가계와 고용창출 능력이 큰 중소기업의 역할이 매우 크다"며 "하지만 현재 가계 및 중소기업의 체질이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가계의 경우 부채증가와 저축률 하락으로 소비 여력이 충분하지 않고,중소기업은 저효율 및 저수익 기업이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금리상승으로 가계 및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이 큰 충격을 받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되 저금리에 지나치게 의존해 가계 및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이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회복세가 탄탄해 이 영향으로 물가상승이 우려된다고 재차 경고했다. 김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4분기에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 중심치(3.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에 각별히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인상폭이 크지 않았으며 금융시장과 주택시장,가계와 기업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도 잠재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같은 실물 경제 상황에 비춰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매우 완화적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