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선 LG이노텍 책임연구원은 10㎛급 두께의 전자소자와 디스플레이를 싼 가격에 대량 생산할 수 있게 해 주는 멀티 롤투롤(roll to roll)방식의 프린팅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인쇄전자'의 한 방식이다.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는 터치 스크린 패널이나 액정표시장치(LCD)용 블랙 매트릭스를 만드는 기존 공정을 대체하는 것으로 인쇄 잉크와 고정밀 인쇄기 등을 사용한다. 딱딱한 전자소자가 아닌 유연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강점이 있다.

인쇄전자 방식에는 잉크젯과 롤투롤 두 가지가 있는데,유 연구원은 여러 장 인쇄가 가능한 멀티 롤투롤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등 해외 업체들도 롤투롤 공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인쇄 해상도와 정밀도가 그리 좋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낱장 인쇄 정도에 그치는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었다.

유 연구원의 기술을 통해 모바일용 입력 장치의 한 종류인 정전용량식 터치 윈도도 만들 수 있다. 정전용량식은 손가락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감지,위치와 동작을 인식하는 기술을 말한다.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에 주로 채택되고 있다. 압력으로 인식하는 기술과는 다른 것이다.

또 미세한 배선이 가능해 액자 부분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전기 전도도가 높아 큰 화면에도 잘 적용되고,사용이 편리한 화면도 구성할 수 있다. 방식 특성상 고속 생산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높은 해상도와 전기 전도도가 가능한 터치 스크린 제조 기술을 확보,초미세 제품 등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소자 생산용 프린팅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관련 산업의 성장과 인력수요 창출을 가져올 것으로도 기대된다.

유 연구원은 "미세 패턴 형성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 단축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며 "원가 절감은 물론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