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선진국들도 상반기까지는 출구전략을 중심으로 정책을 논의했지만 지금은 경기 회복세 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정한 사회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으로 변질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12일 출입기자들과의 정책 세미나에서 "지난달부터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엔화 강세로 일본의 수출이 둔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장관은 대외 여건 악화로 한국 경제의 회복세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울퉁불퉁한 등산로를 떠올리게 된다"며 "추세적으로는 정상을 향해 가더라도 종종 비바람을 맞을 것이고 내리막과 오르막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취약계층의 체감경기가 개선되도록 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포퓰리즘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정책에 필요한 재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성장잠재력을 훼손하지 않는지 △사회기강을 해치지 않는지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윤 장관은 "공정은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주되 결과는 각자 책임지게 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은 시장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이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서비스업 선진화와 관련,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의 시 구절을 인용하며 관계부처 및 이해집단 간 이견을 조정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장관은 "서비스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60%에서 70%까지 높일 수 있다"며 "서비스업 선진화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소득을 3만달러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무총리 후보로 거명되는 것에 대해서는 "불행한 일(총리 후보 지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