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이 4개월여 만에 1150원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도 연중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채권값도 급등하는 등 '트리플(원화 주식 채권) 강세'가 이틀 연속 이어졌다. 글로벌 환율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 일본 등이 푼 돈이 한국에 대거 유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 내린 1148원20전에 마감했다. 지난 5월18일 1146원60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4개월여 만에 1150원이 무너졌다.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150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주말 달러 약세가 이어진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수자원공사의 환위험 회피용 달러 매수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장중 한때 1150원 이상으로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 자본이 끊임없이 들어와 하락세 자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은 "외국 투자기관이 대부분인 역외세력이 달러를 원화로 지속적으로 환전했다"고 전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1300억원어치 이상 사들이며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의 주식 매수 규모는 코스닥시장까지 합치면 1500억원을 웃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지난 주말에 비해 14.23포인트 오른 1860.83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인 2008년 5월20일(1873.15)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는 채권시장에서도 이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4일 외국인이 1조원어치 이상의 한국 채권을 쓸어담은 데 이어 이날도 5000억원 가까이 매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채권금리는 이틀 연속 일제히 급락(채권가격 급등)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5%포인트 내린 연 3.39%,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4%포인트 하락한 연 3.82%로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국고채 금리 사상 최저치는 3년물이 연 3.24%,5년물이 연 3.33%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