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 상황에서 40대는 모든 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대부분 가정을 꾸리고 결혼생활 10년을 넘어가고 있다. 자녀들도 예쁘게 자라고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30대부터 마련한 목돈을 활용해 자산을 최대한 증대시켜야 하고 자녀들의 대학 교육비와 결혼 자금,본인의 노후 생활 자금 등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이 시기에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지기도 하고,뒤를 돌아보니 모아놓은 재산이 많지 않아 걱정을 하기도 한다. 남은 삶을 생각하며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40대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고수익 상품에 목을 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다 모아 놓은 자산마저 잃어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다시 한번 자산관리의 기본을 되새길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철저하게 계획하고 의미 있는 40대를 보내야 한다. 결국 준비된 40대만이 남은 40년 이상의 삶을 행복하고 무리 없이 보낼 수 있다.


◆재무 설계로 '제2의 전환기'를 만들어라

지난 10여년 시간은 지나간 세월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당장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인생설계를 다시 해봐야 한다.

첫째,현재 순자산을 계산해 봐라.지금껏 자신들의 순자산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지난 삶을 살아오면서 땀 흘려 모은 자산현황을 당장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자산과 금융자산,부채와 순자산 현황을 정리해 재무상태 표를 작성해야 한다.

둘째,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라.모든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 설정이다.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목표를 당장 설정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남은 인생에 주요한 이벤트를 확인하고 구체적으로 필요자금 등을 계산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주택 확장,자녀 대학 교육비와 은퇴 생활비가 언제 얼마가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셋째,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하라.저축 목표액을 먼저 설정하라.실패하는 많은 사람들은 지출 후에 남는 자금을 저축한다. 소비지출이 습관화돼 있는 것이다. 지출을 마음껏 하고 나서 모으는 것은 저축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저축액을 설정한 후 지출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소득의 50%든 60%든 야무진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저축 목표를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저축하기 위해서는 현금 흐름표를 작성해야 한다. 소득과 지출 항목을 정리해보면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곳을 파악할 수 있다. '구멍난 곳'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금 흐름표를 작성해 보는 일이다. 그 다음으로 할 일은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일이다. 특히 상품 선택 시 중요한 것은 재무 목표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높은 수익률이 좋은 상품이 될 수만은 없다. 높은 수익률은 그만큼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의 연령,재무목표,투자기간,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 가입해야 한다.

넷째,즉시 시작하고 정기점검하라.계획을 세웠다면 즉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적은 금액일수록 빨리 시작해 복리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당장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가정의 자산과 부채현황,소득과 소비현황을 점검하고 당장 시작해야 한다. 또한 3개월 내지 6개월에 한 번 자산의 증감현황을 점검해봐야 한다.

◆주택 · 자녀 교육보다 더 중요한 은퇴 준비

국가나 사회가 노후준비를 대신해 줄 수 없기에,남은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소득이 가장 왕성한 40대가 된다. 수입은 많으나 여행,레저,외식 문화의 발달로 지출이 많고,자녀 교육에 투자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노후생활에 대한 준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은퇴준비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자.

첫째,소득은 짧고 노후는 길다는 인식이 노후 준비의 출발이다. 40대 가장이 앞으로 60세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면 수입기간은 20년이다. 반면 의학발전을 고려한다면 적게는 40년 많게는 60년이다. 긴 세월을 준비 없이 맞는다면 고통이 아닌 재앙이 될 것이다.

둘째,기본 생활비는 연금자산으로 준비하자.은퇴준비 재원으로는 금융자산(현금,예금,펀드)과 부동산(임대소득,역모기지론),연금자산(공적연금,기업연금,개인연금)이 있다. 월 250만원의 평균적인 노후생활(통계청,60세 이상 가구 가계수지동향)을 원한다면 이 중 70%인 175만원의 기초생활비는 연금자산으로 준비하고 여유 생활비는 나머지 자산으로 준비해야 한다. 국민연금,기업연금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초 생활비가 약 60% 수준으로 예상한다면 추가적인 40% 정도는 개인연금 준비가 필요하다.

셋째,지금부터라도 별도의 은퇴준비 방안을 마련하자.물가상승률 3%를 예상하면 65세에는 월 126만원(연간 1512만원)이 필요하다. 이를 65세 이후 투자 수익률 4%를 가정해 일시금으로 준비한다면 약 2억7630만원이 필요하게 된다. 45세 고객이라면 매월 70만원씩 15년을 투자(연 세후 8% 가정)한 후 65세가 되었을 때 2억7120만원의 적립금을 마련할 수 있으며 연간 1700여만원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된다. 연금투자는 10년 이상 지속해야 실속 있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40대에 점검해야 할 투자 원칙들

첫째,쓰고 모으기보다는 모아서 써라.많은 사람들이 소득이 발생하면 소비를 먼저 생각한다. 마약과 같이 소비라는 달콤함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잘못된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먼저 저축하고 나머지로 소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각각 자산관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각자의 삶은 상대방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고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기에 씀씀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반드시 소득관리는 한 사람이 하면서 그 내용에 대해 같이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세후(실질) 수익률에 관심을 가져라.표면적인 수익률보다는 실질 수익률이 중요하다. 재테크에서 비과세와 저율과세 상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예를 들어 세전 연 4% 금융상품과 비과세 3.5% 금융상품을 추천하면 대부분 4% 금융상품을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세전 4% 금융상품의 원천징수 후 수익률은 3.384%에 불과하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일 경우 2.46%에 불과하다. 따라서 3.5% 비과세 상품이 유리하다. 펀드 투자 시에도 국내 펀드는 주식매매 차익이 비과세되지만 해외펀드는 과세된다. 결국 펀드 투자 시에도 세후 수익과 비용에 대한 고려가 이뤄져야 한다.

셋째,분산과 장기 투자하라.더 이상 단기 대박을 노리는 '몰빵'투자로 우리의 인생을 위험으로 내몰 수는 없다. 철저히 재무목표에 맞게 분산시킨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 많은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분산투자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내집마련,자녀교육,자녀결혼,은퇴자금 등 재무목표에 적합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목표 달성시까지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분산이고 장기투자다.

넷째,부동산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부동산 불패시대'는 옛말이다. 더 이상 부동산이 손해 보지 않고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자산이 아니다. 따라서 과도한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다섯째,금융상품 3개는 반드시 보유하라.우리 몸에 필수 영양소가 필요하듯 재무 목표에 따른 필수 금융 상품을 보유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금융상품은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단기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에 대비해 유동성이 확보된 예 · 적금을 보유해야 한다. 자산 증식을 위해 주식 관련 상품도 보유해야 한다. 이때는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 창출이 가능한 펀드를 추천하고 싶다. 가족 구성원의 위험에 대비한 보장성 보험과 은퇴 준비를 위한 연금 보험도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 40대에는 저축여력의 50% 이상을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다만 자신의 재무 상황과 투자 성향을 고려해 선택할 필요가 있다.

김기홍 대한생명 강남FA센터장 fakkh@korealif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