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밀듯이 밀려들어오는 글로벌 자금이 자산시장을 달구고 있다. 주식은 물론 채권,통화 가치가 모두 급등하고 있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유동성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아시아 시장 전체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6일 25.01포인트(1.33%) 오른 1903.95로 마감해 2년10개월 만에 1900선을 돌파했다. 2007년 12월27일(1908.62) 이후 처음 밟아보는 '1900 고지'다. 지난달 10일 1800선을 넘어선 증시는 한 달도 안 돼 1900선까지 질주 중이다.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70전 하락한 111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4일(1115원50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1% 이상 상승했다.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치도 동반 강세다.

장민 금융연구원 국제 · 거시금융연구실장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에 숨어 있던 자금은 물론 미국 일본 등의 저금리를 이용한 캐리 트레이드 자금까지 한꺼번에 아시아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에서 MMF(머니마켓펀드) 등 단기 유동성 자금이 빠져 나와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 세계 뮤추얼 펀드 동향을 보더라도 신흥시장 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쓰나미로 자산시장 강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 같다"(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만 하더라도 외국인은 이달 들어 4일간(거래일 기준) 주식을 2조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다. 올해 초 이후 누적으로는 14조원을 넘는다. 이는 1999년 바이 코리아 때 규모를 웃도는 것이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만기 도래 재투자분을 포함해 올 들어서만 55조원 이상의 돈을 국내 채권 매입에 투입했다.

여기에다 전 세계 환율전쟁이 격화되면서 한국 등 아시아 통화 가치 저평가가 해소될 가능성이 커 여기에 베팅한 선진국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코스피지수는 연내 2000선까지도 가능하다"며 "글로벌 경기도 회복 중이어서 국내 증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종태/박해영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