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富村' 한남동 강세…2년 새 2배 껑충
"강남 인기 아파트들은 값이 떨어진다는데 여기는 1~2년 새 오히려 올랐습니다. 개발 여지가 있는 땅이 거의 없는데다 단국대 부지에 들어서는 한남더힐로 지역 가치도 부각되는 모습이네요. "(이태숙 한남동 명공인 대표)

전통적 부촌 중 하나인 서울 한남동의 땅값이 시장 침체에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남더힐 개발로 부자촌 입지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한남더힐 효과 '톡톡'

15일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대사관과 고급주택들이 밀집한 한남동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한남더힐 주변 지역이다. 1~2년 전 3.3㎡당 2000만원 수준이던 땅값이 현재 두 배 정도 오른 4000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유엔빌리지는 2~3년 전 3.3㎡ 당 2000만원에서 현재 2500만~3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한남동 유엔아이부동산컨설팅의 이인걸 부장은 "한남더힐 입주가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땅값 상승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한남더힐이 지어지면서 한남동의 부촌 이미지가 강화되자 이사를 타진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대로변 주상복합도 인기를 끌고 있다. 2002년 분양된 금호리첸시아는 1년 전 3.3㎡당 1800만원가량이었으나 지금은 2000만~22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강남의 대표 주상복합이 급락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변 상권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동네 상가들이 떠난 자리에는 고급 음식점,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대거 자리를 잡았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싸구려 티가 나는 분위기의 상점들이 많았는데 최근엔 확 바뀌었다"며 "부자들이 이용하는 고급 상가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상가 권리금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층과 2층을 함께 쓰는 빵집은 1~2년 전까지 권리금이 5000만원을 밑돌았으나 최근 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추가 상승 전망 엇갈려

땅값이 더 오를지에 대해선 현지 중개업소들도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의견과 한남더힐 입주 이후 한 차례 더 뛸 것이란 예측으로 나뉘고 있다. 명공인의 이 대표는 "한남동은 현재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는 만큼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김지성 리첸시아공인 실장은 "팔릴 물건은 다 나갔고 땅값도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본다"며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계속 오르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병화 한남부동산컨설팅 대표도 "한남더힐 부근 땅값은 많이 올랐지만 유엔빌리지는 워낙 매물이 적어 매도 호가 위주로 올랐다고 본다"며 "거래가 뒷받침되지 않는데 계속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옛 단국대 부지에 민간임대 형식으로 공급된 한남더힐은 3~12층짜리 32개동 600채(59~332㎡)로 구성됐으며 내년 1월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