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38개월來 최대…중소형株가 '타깃'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안팎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하자 신용융자 거래가 빠르게 늘어 3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을 기대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신용융자 자금이 일부 중소형 테마주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차익을 노리고 신용거래에 나서는 전략은 기대수익이 높은 만큼 위험도 크기 때문에 실적 등 펀더멘털을 고려한 후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소형 테마주가 신용거래 타깃

코스피지수는 15일 2.53포인트(0.13%) 오른 1902.29로 마감해 6거래일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전날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한 영향으로 장중 19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했으나 장 막판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수가 늘면서 상승 마감했다.

지난 7일 이후 조정을 받은 시장이 1900선을 지켜내자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아 신용거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신용융자 잔액은 5조3092억원으로 전날에 비해 212억원 늘었다. 2007년 8월3일(5조3343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최근 신용거래는 희귀금속,한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등 재료가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한 일부 중소형주 위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 주식 수 대비 신용융자 잔액률이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은 유니온으로 2.34%에서 6.20%로 뛰었다.

특수시멘트를 생산하는 유니온은 최근 희토류가 이슈로 떠오름에 따라 대표적인 희귀금속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달 들어 9.11% 상승했다. 몰리브덴 등 희귀금속 개발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혜인도 4.82%에서 6.06%로 신용 잔액률이 올랐다.

EU와 FTA 체결로 유럽지역 수출 증가가 기대되는 자동차 부품주도 신용거래 타깃이 되며 주가가 뜀박질 중이다. 신용 잔액률 증가 5위에 오른 상신브레이크는 이날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9월 말 대비 주가가 24.62% 급등했다.

◆기업 내재가치도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신용거래 시 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테마주는 자칫 매도 시점을 놓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반드시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은 전체적으로 매도 우위지만 일부 공격적 투자자들이 레버리지(신용)를 일으켜 시장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로 신용융자 비용이 크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주요 증권사들은 신용융자의 상환 기간에 따라 15일 이내는 연 7%,30일 이내는 연 8% 안팎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