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초보 투자자들의 참여를 제한할 방침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규 투자자의 신용거래계좌 개설과 교육 이수를 의무화한 내용이 시장 건전화에 도움을 줄지 주목된다. 초단타 매매를 하는 큰손인 '스캘퍼(scalper · 일명 슈퍼메뚜기)'의 불공정 거래를 차단할 수 있도록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강화한 부분은 증권업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LW 투자하려면 별도 계좌 개설해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ELW시장의 과열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보고 지난달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주로 △파생상품인 ELW의 투자 진입장벽이 너무 낮은 점 △상품 위험도에 대한 투자자 안내 부족 △스캘퍼들의 불공정 거래 가능성 등에 초점을 두고 세부내용을 논의해 왔다.

우선 금융당국은 처음 ELW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별도 거래계좌 개설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ELW는 투자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는 옵션상품에 가깝지만 증권사에 주식 위탁계좌만 있으면 제한없이 거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소액으로 큰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려는 개미투자자들이 쉽게 뛰어들었다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ELW 전용계좌 개설은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ELW 전용계좌를 개설할 경우 시스템 분리비용이 많이 들어 신용거래계좌를 개설토록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며 "신용거래와 ELW 모두 투자권유 제도의 위험도 분류기준 상 초고위험에 속해 형평성에도 맞다"고 설명했다.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계좌는 지점을 직접 방문,투자설명서를 받고 약관에 동의해야 개설할 수 있다. 지금도 ELW를 거래할 때 온라인으로 약관 동의절차를 거치지만 형식적이란 지적이 많았다.

금융당국은 상품 특성에 대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투자자들이 2시간 이상 이수하게 할 방침이다. 홍콩 사례를 참고해 투자원칙에 대한 간단한 테스트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스캘퍼 대처 위해 LP 의무 강화

당국은 스캘퍼의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 LP들의 호가제출 의무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만기가 1개월 이상 남은 종목에만 LP의 호가제출 의무가 있고,종목이 다 팔리면 LP들이 매수호가를 낼 수 없어 스캘퍼들이 그 틈새를 악용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LP들이 스캘퍼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호가 스프레드(매수 · 매도호가 차이)에 대한 평가기준을 완화하는 등 기존 LP 평가 제도를 현실에 맞게 고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당국은 ELW 상품이 다 팔렸을 경우 추가 상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LP의 보유 물량이 없거나 너무 적으면 ELW 가격이 왜곡되기 쉽기 때문이다.

ELW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방안으로 기본예탁금을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 투자와 달리 예탁금 쓰임새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옵션 거래에도 일부만 적용되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기본예탁금 등 일부 세부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