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3%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한국 경제는 빠르게 회복돼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7.6% 성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경기가 정점을 찍고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경제가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는 것을 경기순환이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1970년 이후 평균 31개월간 확장하다가 18개월간 수축하는 흐름을 9차례 되풀이했다. 지금은 지난해 2월을 저점으로 한 제10순환기의 확장기다.

통계청은 경기동행지수와 국내총생산(GDP) 등 경기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경기 변동의 정점과 저점,즉 기준순환일을 정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린 경기 수축기는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의 13개월로 과거 수축 기간에 비해 짧았다. 윤석은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썼고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해 예상보다 일찍 수축기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기순환을 살펴보면 대외적인 충격에 의해 경기 확장기를 마감하고 수축기로 접어드는 일이 많았다.

1972년 3월 저점을 찍은 뒤 23개월간 지속된 제1순환기의 확장세는 1차 석유파동이 일어나면서 수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1975년 6월부터 시작된 제2순환기의 확장기도 2차 석유파동의 영향으로 1979년 2월 마감됐다. 1997년 말 외환위기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도 깊은 침체를 불러왔다.

전문가들은 경기순환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변동 폭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화와 함께 대외 변수의 영향력이 커졌고 금융 부문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경기순환주기가 평균 26.7개월로 이전의 52.8개월에 비해 절반으로 단축됐으며 확장 국면의 경제성장률도 평균 5.3%로 이전의 5.9%보다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