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유동성 과잉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이머징 국가 주식은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입니다.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52 · 사진)은 3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이머징마켓 전문가포럼 2010'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앞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상당 기간 돈을 푸는 과정에서 원화가 절상되면서 제조업이 피해를 보고,국내 증시에 거품도 낄 수 있다"며 해외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어 "일본이 과거 글로벌 자금이 들어오는데 가만히 머물다 제조업이 망가지는 바람에 증시도 함께 타격을 받았다"며 "환율 전쟁이 지속되면 한국은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머징 국가에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세계경제의 에너지는 모두 이머징 국가를 통해 나오고 있다"며 "떠오르는 이머징 마켓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투자는 물론 제대로 살아갈 수조차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보다는 다양한 국가에 분산 투자하라는 조언이다. 박 회장은 "특정 국가에만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머징을 전체로 보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며 "브릭스가 현재 가장 유망하지만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이달 중 터키와 라틴아메리카로 출장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들의 투자 전략과 관련해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의 모든 자산 중 브릭스 등 이머징 국가의 주식이 가장 유망하다"며 "투자자는 국내와 해외 투자를 3 대 7로 배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 회장은 원화 절상이 예상되는 만큼 내수산업을 키우는 쪽으로 경제성장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관광과 헬스케어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 상장사의 이익이 분산되지 않는 것은 내수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내수에서는 관광과 헬스케어 산업만큼 미래에 중요하고 한국이 잘하는 게 없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최근 펀드 환매 사태와 관련,"적립식펀드가 들어온 코스피지수 평균 대인 1300선 위에서 증시 상승에 따라 환매가 일어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펀드로 돈이 돌아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향후 미래에셋그룹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그는 "미래에셋은 해외 진출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에 은행업에는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대신 "미래에셋생명은 내년 말까지 상장해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국내 영업의 핵심축으로 삼을 것이며 미래에셋운용은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 연말까지 해외 채널을 통해 판매한 미래에셋 펀드 판매액이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