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귀농생활을 동경하던 자영업자 K씨(42)는 생계에 필요한 생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여윳돈 10억원을 들고 최근 상가 투자에 눈을 돌렸다. 최소한 월 600만원의 월세가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는 상가를 물색하던 중 전원도시인 경기도 파주의 은행 365일 코너가 들어서 있는 1층 점포를 보증금 5000만원,월세 280만원의 조건으로 5억1000만원에 인수했다. 실투자금 4억6000만원으로 연수익률 7%가 넘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것.김씨는 남은 여유자금으로 월세 300만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는 상가를 추가로 물색하고 있다.

#2.전업 주식투자자인 M씨(48)는 상승 종목과 하락 종목에 따른 자산 증감의 기복이 큰 주식투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고정 수입이 나오는 투자 상품을 찾던 중 상가 투자를 결심하게 됐다. 주식에 쏠려 있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수 있는 데다 상가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M씨는 25억원의 여유자금을 들고 상가 전문컨설팅을 방문했다. 변동성이 적은 안정적인 투자처를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삼은 M씨는 지역 독점성을 가지고 있고 임대차 기간이 긴 점포를 의뢰했다. 컨설팅업체가 추천하는 각종 물건을 놓고 현장답사를 통해 M씨는 경기도 김포에서 1400만원 수준의 월세가 나오는 240㎡ 규모의 대형 매장을 일부 대출을 활용,28억원에 인수했다. M씨는 이곳에서 7%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파트 투자 수익률이 급감하면서 상가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등과 마찬가지로 상가도 투자 성공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상품이라는 점에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그러나 "지역과 상가 유형별로 투자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만큼 옥석을 가리는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베이비부머 노후대비용 투자 활발

상가는 유형별로 크게 아파트단지 내 상가,근린상가,아파트형 공장 상가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단지 내 상가는 아파트 주민의 편의를 위해 조성한 지원시설로 통상 상가 투자의 '입문' 격으로 볼 수 있다. 배후 세대가 풍부해 고정 고객 확보가 가능한 데다 상대적으로 근린상가 등 여타 상가 종목에 비해 투자금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올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분양한 단지 내 상가의 낙찰률이 매달 80%에 육박할 정도로 '스테디셀러' 종목이라고 볼 수 있다.

근린상가는 역세권이나 대학가,아파트단지 주변에 형성돼 있다. 실생활과 밀접한 식당,학원,병원,스포츠센터,프랜차이즈 등이 주로 입점해 있다. 그만큼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상품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상가 투자자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베이비붐 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며 "은퇴를 했거나 앞둔 베이비붐 세대들이 임차인을 통해 안정적인 월세를 거둘 수 있는 노후대비용으로 접근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되는 곳만 된다"

대기업 은퇴를 앞둔 P씨(54)도 강남에 위치한 K상가 1층 132㎡를 여유자금 20억원에 매입해 성공한 경우다. 이곳은 도로변 상가로 유동인구 유입이 용이했고 투자 전 주변 중개업소 탐문 결과 은행이 상가 입주를 결정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은행이 입점하면 월세가 밀릴 염려가 없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투자 기회라고 판단한 P씨는 투자를 결심했다. 마침내 시중은행이 입점하는 데 성공,그의 통장에는 매달 꼬박 700만원대의 월세가 들어오고 있다.

P씨는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상가 투자는 부동산 상품 중에서도 리스크가 큰 종목으로 꼽힌다. 투자 금액이 큰데도 예상과 달리 적정 수익률이 나오지 않아 쪽박을 차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새로 공급된 신규 상가들의 분양가가 워낙 치솟은 것도 상가 침체를 불러일으킨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적자를 보고 나가는 임차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선종필 대표는 "수요가 비교적 풍부한 오피스텔이나 가격 부침이 심하지 않은 아파트에 비해 철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