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거래는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25일 5조8790억원으로 전월 말(5조6717억원)보다 3.6% 증가했다. 이달 초 증가세가 둔화되는 듯했지만 지난 11일 이후 주가 하락이 계속되자 빠른 속도로 다시 늘고 있다. 보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예탁증권담보융자도 6조1961억원에 달해 연중 최고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문형 랩 등 기관화된 개인 자금은 불확실성 확대로 차익을 실현하고 있지만 상승장에서 크게 수익을 내지 못한 개인들은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융자 대상 종목은 중소형주에 집중돼 있다. 이달 들어 증가율 상위 종목은 수산중공업 디피씨 동아지질 대현 디아이 등 중소형주가 대부분이었다. 대형주 중에선 현대건설의 신용융자 잔액이 876억원으로 늘어 시가총액 대비 잔액률이 지난달 말 0.48%에서 1.65%로 뛰었다. 변동성이 큰 우선주도 신용 잔액이 크게 늘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가 크게 늘어난 종목은 차입했던 부분을 되갚는 과정에서 매물이 나올 수 있어 주가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차입 방법인 대차거래는 지난달 이후 감소하고 있다. 대차거래는 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매도했다 주가가 떨어지면 되갚아 수익을 내는 공매도에 주로 사용된다.

유가증권시장의 대차거래 잔액은 지난 9월 26조7864억원에서 10월 25조3944억원,이달 25조3027억원으로 두 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정보기술(IT) 자동차 정유 철강 등의 감소폭이 커,이들 업종의 주가 하락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쇼트커버'에 나설 경우 주가 상승폭이 커질 수도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