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데뷔 코라오 "교포기업 성공모델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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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공모가 30% 웃돌아
눈물 글썽인 오세영 회장 "라오스 디스카운트 없을 것"
눈물 글썽인 오세영 회장 "라오스 디스카운트 없을 것"
"지금까지 라오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데 역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조국의 국민들에게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로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매년 한국에 와서 좋은 일이든,나쁜 일이든 직접 설명하고 냉정하게 평가받겠습니다. "
라오스 교포 자동차기업 코라오홀딩스의 상장 기념식이 열린 30일 한국거래소 종합홍보관.오세영 코라오 회장(46)은 눈물을 참으며 이같이 상장 소감을 밝혔다. 1990년 11월 코오롱상사 베트남 주재원으로 인도차이나반도에 첫발을 디딘 후 20년 만의 '금의환향'을 상징하는 자리였지만,그는 감격을 표현하기보다는 앞으로 각오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교포기업 첫 유가증권시장 상장
교포기업으론 처음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코라오홀딩스는 라오스에서 자동차 오토바이 생산 · 유통,사후관리(AS) 등을 하는 자동차업체 코라오디벨로핑을 100% 보유한 지주회사다. 코라오홀딩스가 소속된 코라오그룹은 인도차이나뱅크(은행) 아이텍(건설) 글로비아(물류) 케이플라자(전자제품 유통)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오 회장은 1997년 당시 한국 차가 5대 밖에 없던 라오스에 진출,한국산 중고차 유통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5만대 이상을 팔았다. 당시 경쟁 상대는 일본차였지만,10년 이상 된 중고차가 2만달러에 거래돼 국산 중고차가 품질과 가격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성장을 위해 광고전략도 과감하게 짰다. 라오스는 한국처럼 운전대가 왼쪽이지만 일본 차는 대부분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상태로 수입된 후 불법 개조돼 운행되고 있었다. 오 회장은 "일단 일본은 이기고 보자는 심정으로 '불법개조 차량은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면 고장난다'는 광고를 마구 때렸다"며 웃었다.
AS센터를 차려 사후관리까지 하자 코라오의 인지도는 급격하게 올라갔다. 작년 라오스 내 시장점유율은 자동차 40%,오토바이 35%다.
오 회장은 상장기념 사진을 찍으며 잠시 활짝 웃기도 했지만 기자와 만나 얘기할 때는 다시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상기된 표정으로 돌아갔다. 라오스에서 연 매출 800억원대의 최대 민간기업을 일궈냈고,모국 증시에 상장까지 하게 된 그는 "750만 해외교포를 비롯한 우리 한국인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사례가 된다면 상장의 큰 목적 한 가지를 이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모가 대비 30% 상승…성장성 기대
코라오홀딩스는 이날 공모가(4800원)를 훌쩍 넘은 73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차익 매물에 밀리며 하한가인 6210원에 마감했다. 공모주에 비해 여전히 29.38% 높은 수준이다. 이날 거래량은 1360만주에 달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기관은 265만주,외국인은 35만주를 시장에 풀어놨다. 하지만 공모과정에서 국내외 기관에 배정된 물량이 938만주에 달한 것에 비춰보면 상당수가 추가 상승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오스 등 인도차이나반도의 성장 수혜를 누리는 것은 물론,그룹 임직원 1062명 중 한국인이 65명밖에 안 될 만큼 현지화에 성공한 점과 라오스에서 가장 세금을 많이 낼 정도로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 등 주가 상승요인이 많다"고 평가했다.
오 회장은 기념식 다음 날인 1일 곧바로 라오스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렇게 많은 격려를 받고 보니 얼른 돌아가 차 한 대라도 더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장에 성공했다고 마음이 풀어진다면 그게 바로 '라오스 디스카운트'의 시작이겠죠.다른 사업도 많이 벌여놨지만,앞으로 최소한 3년은 코라오홀딩스를 키우는 데 모든 열정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