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도 우리 경제는 비교적 무리없이 충격을 흡수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은 연평도 충격을 극복했지만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와 중국의 긴축 우려까지 겹쳐 지속 성장이 위협받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와 각 경제주체들이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을 배가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10월 산업생산을 보더라도 경기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4.2%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의 10.4% 감소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민간 연구소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수출둔화와 투자부진으로 정부가 기대하는 5%보다 낮은 3~4%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 걱정되는 것은 대외 불확실성이다.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스페인으로 재정위기가 확산될 조짐이다. 중국은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고 미국도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걸림돌이 도처에 널려 있는 셈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에 어떤 형태의 외부 충격이 닥쳐오더라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갖추는 일이다. 각 부처는 국제금융 · 국내금융 · 수출 · 원자재 · 물가등 경제 전반에 걸쳐 일일 점검을 강화하고 불확실성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선제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가계는 빚을 줄이고 기업들은 원화 강세에도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강화하는 게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