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CEO대상을 수상한 한국콜마(대표이사 윤동한 · 사진)는 국내 주요 화장품과 제약기업들의 연구개발(R&D)과 생산을 대행하는 수탁기업이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국콜마의 사내 곳곳에는 '우보(牛步 · 소걸음)'라고 쓰인 액자가 걸려 있다. 이는 서두르지 말되 꾸준히 성장하겠다는 윤동한 대표의 경영철학을 나타낸다. 실제로 한국콜마는 1990년 5월 창립 이래 연평균 성장률 31%를 기록했다. 매출액이 뒷걸음친 경우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1999년 단 두 번뿐이었다.

대웅제약에서 부사장을 지낸 윤 대표는처음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자체브랜드보다는 전문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업체를 하는 것이 더 승산이 크다고 판단했다. 진입장벽이 높고 초기 투자자금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윤 대표는 기술력에서 우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OEM 전문기업으로 유명한 일본 콜마를 찾아가 합작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윤 대표는 단순 하청과 임가공에 머무르지 않고 ODM(연구개발 제조)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OEM 방식이 제품을 대신 생산해 납품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ODM은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상품기획에서 개발 · 생산 · 품질관리 및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토털 서비스를 실현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콜마는 ODM 시스템을 통해 신뢰받는 R&D · 제조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화장품 및 제약,건강 분야의 연구소를 모두 갖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윤 대표는 K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를 적용해 CGMP(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시스템도 만들었다.

윤 대표는 또 인재 확보와 육성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유기농 경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면서 인위적 환경(비료)보다는 근본적인 자생력(퇴비)을 높이는 유기농식 방법을 경영에 접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기농 경영은 직원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기업과 최고경영자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성오행(四性五行)'은 그가 직접 제시한 유기농 경영의 실천 키워드다. 사성은 창조성,합리성,적극성,자주성이고 실천 항목인 오행은 독서,근검,겸손,적선,우보를 뜻한다. 한국콜마는 이에 맞는 다양한 실천 프로그램들을 구성해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또 사람에 투자함으로써 기업 성장의 선순환을 이뤄간다는 계획 아래 매년 꾸준히 채용인원을 늘리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국내외 200여개 업체에 화장품을 공급한다. 매출의 95% 이상이 ODM 매출일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향후 화장품 시장 성장과 함께 실적 개선 추세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