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자산운용(대표이사 백창기 · 사진)은 올해 펀드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외형성장을 이뤘다. 이 같은 성과는 수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온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빠르게 성장해 온 국내 펀드산업도 위축됐다. 이 때문에 국내 자산운용사들 대다수가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실행하고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백창기 동양자산운용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과감하게 조직을 확대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결단을 내렸다. 글로벌 국가들 간 협력으로 금융위기가 잘 극복될 것이며,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국내 투자자들도 다시 펀드를 찾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또 국내주식과 홍콩증시,브릭스 증시 등에 '묻지마'식으로 투자하는 방식은 더 이상 차별화될 수 없다고 판단해 새로운 투자대안을 찾기로 했다.

첫번째 투자대안은 탄소배출권과 중국본토 펀드다. 백 대표는 글로벌 위기가 안정된 이후의 경제흐름 속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문제가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협약이 시행될 2012년 이후엔 탄소문제가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를 채용하고 1년간 준비해 지난해 9월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공모펀드를 출시한 배경이다.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도 주목했다. 2008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국펀드는 홍콩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에만 투자할 수 있었고,이들 기업은 중국의 성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백 대표는 중국 본토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라이선스를 획득하도록 지시했고 동양자산운용은 1년여 준비 끝에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6번째로 QFII를 획득했다. 지난 9월에는 중국본토 펀드를 출시해 40일 만에 매진시키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두 번째 투자대안은 정기예금과 알파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모주채권 혼합형 펀드다. 백 대표는 금융위기로 인해 펀드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가운데 급격히 저금리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펀드가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정기예금 플러스 알파'를 실현하는 공모주채권 혼합형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채권의 이자수익을 기본으로 공모주만 일부 편입해 플러스 알파를 추구하는 펀드다. 이 펀드 운용을 위해 채권운용본부와 주식운용본부의 운용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했다. 또 양 본부가 운용에 적극 참여하게 함으로써 채권혼합형 펀드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고 시너지효과를 내도록 노력했다. 이런 노력이 우수한 성과로 이어지면서 침체됐던 펀드시장에서 올 한 해 4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세 번째 투자대안은 VIP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자문서비스 및 사모펀드 서비스다. 백 대표는 저금리 시대에 적립식 계좌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 고액자산가들은 펀드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전략투자본부를 신설하여 랩운용팀과 투자공학팀을 통해 자문서비스 및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를 제공하도록 조치했다. 동양자산운용은 이런 조치들이 자산운용업계 톱 3로 성장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0년 8월 설립된 동양자산운용은 창사 10년 만에 운용자산이 13조원을 넘는 대형 운용사로 성장했다. 베트남펀드,글로벌 기업공개(IPO)펀드,분리과세채권형펀드,주식연계펀드(ELF) 등 특색 있는 공모 펀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꾸준한 운용성과로 연기금 및 대형 기관자금을 유치해 안정적인 자산운용구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최근의 안정적인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자산운용사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4월 사명을 동양투자신탁운용에서 동양자산운용으로 변경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 대표는 조직 확대와 인재 채용 노력을 통해 2007년 취임 당시 6조원에 불과했던 운용자산을 4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불렸다. 특히 환매증가로 주식형 펀드에서만 23조원이 빠져 나간 올해 1조원 이상의 운용자산을 증가시켜 동양자산운용이 대형 운용사로서 입지를 굳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