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글로벌 아트마켓] 세계 미술시장 'G2 훈풍' 타고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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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기 전망 긍정적
현대미술품값 회복도 호재
현대미술품값 회복도 호재
국제 미술시장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에 저점을 찍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작년 11월 뉴욕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메이저 경매에서 낙찰총액이 11억달러(1조3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5억2400만달러)의 두 배에 달하면서 이런 희망에 힘이 실렸다.
매년 5월과 11월에 열리는 뉴욕의 메이저 경매 결과는 전 세계 주요 컬렉터와 딜러들이 지켜보기 때문에 이후의 미술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준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난 가을 경매 결과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미술품 가격지수인 메이모제스(Mei Moses)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경매에서 거래된 현대 미술품의 평균 수익률은 31.7%로 매우 높았다. 미술시장 지표는 다른 경기지표에 비해 훨씬 좋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올해 세계 미술시장을 희망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미국 경기가 둔하게나마 서서히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을 2.7%로 예상했다.
새해 미술시장에 희망을 걸 수 있는 두 번째 이유는 미국 현대미술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2008~2009년 미술시장 침체를 불러온 것은 미국 현대미술 작품들이었다. 앤디 워홀의 경매 낙찰가격이 2008~2009년 들어 그 전년도에 비해 절반까지 내려갔다. 이어 갑자기 떠오른 신진 작가들의 가격이 떨어지고 거래도 뜸해지자 미술시장이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2009년 11월 뉴욕 소더비에서 앤디 워홀의 '200개의 1달러'가 추정가의 3배인 3900만달러에 낙찰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에도 워홀의 '코카콜라병'(3150만달러 · 소더비),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오,올라잇'(3800만달러 · 크리스티)이 각각 고가에 낙찰되면서 팝아트 시장의 힘을 다시 과시했다.
세계 미술시장이 활력을 띠는 세 번째 요소는 중국이다. 일부 중국 현대작가들의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면서 말은 많았지만,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중국 고미술과 현대미술에 대한 수요는 많다. 작년 11월29일 중국 향수병 155병을 내놓은 홍콩 본햄스 경매에서는 출품작이 100% 다 팔리고 낙찰총액도 추정가(2400만홍콩달러)의 두 배 이상인 5483만홍콩달러를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중국 향수병은 서양인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골동품이라 해외 경매에서 언제나 인기를 끌고,유행을 쉽게 타지 않는다.
현대미술의 인기도 여전하다. 2009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 세계에서 경매된 현대 미술품 중 낙찰총액이 높은 작가 10위 안에 중국 작가 천이페이(1946~2005)와 쩡판지가 들어가 있다. 지난해 세계 언론들은 중국 미술에 대한 수요가 이렇게 높은 적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컬렉터들의 구매력도 기대된다. 중국인들이 인상파와 근대미술 작품을 선호하는 바람에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중국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인상파와 근대미술 작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게다가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미술품 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P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0.1% 성장했고,올해 8.7% 성장할 전망이다. 크리스티 아시아 지역 담당인 켄 예 부사장은 "2009년 가을만 해도 인상파 미술작품에 2000만달러 이상을 쓸 수 있는 중국 컬렉터를 3명 정도 꼽을 수 있었는데 작년 가을에는 20명 정도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뉴욕=이규현 미술칼럼니스트 artky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