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식은 아직도 쌉니다. 10억명에 달하는 탄탄한 중산층이 만들어 갈 거대한 소비시장이 아시아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입니다. "

데스몬드 치앙 BNP파리바 아시아 주식운용본부장(37 · 사진)은 "일본을 제외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지수가 2009년 이후 90% 넘게 상승했지만 그래도 아시아 주식은 여전히 헐값"이라며 올해 아시아 증시의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아시아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 수준으로 과거 평균과 비슷해 많이 올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갈수록 커지는 소비시장이 든든한 성장동력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아시아 중산층이 현재 5억7000만명에서 5년 내 10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는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 강력한 터보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출신인 치앙 본부장은 1996년 템플턴자산운용 홍콩법인에서 재무분석가로 출발해 크레디트스위스,UBS,포티스인베스트먼트 등의 아시아지역 투자전략가로 활동해온 펀드매니저다. BNP파리바에는 2006년 합류했다. 그가 직접 운용하는 '신한BNPP봉쥬르동남아' 펀드는 지난해 35.51%의 수익을 냈으며 최근 3년 연속으로 벤치마크 지수(기준 지수)를 웃도는 양호한 성과를 냈다.

치앙 본부장은 아시아에서도 한국과 대만 증시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세계경제가 추세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때 수혜를 많이 입을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동남아 국가 중에선 재정이 건전하고 기업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는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추천했다. 그는 "신흥국에 이어 올해 선진국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면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글로벌 기업을 두루 보유한 한국 증시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상승세를 제한할 요인으론 중국 긴축정책,유럽 재정위기 확산,한반도 지정학적 위험 등을 꼽았다. 치앙 본부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여러 예기치 못한 악재가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길 수 있지만 실질적인 악재로 불거질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유망 업종으로는 내수소비 관련 업종을 꼽았다. 산업재 · 에너지 · 소재 업종도 경기 회복기에 접어든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시아 소비시장의 힘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 내수소비 관련 기업은 장기적 · 구조적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