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엘리어트 파동 가운데 상승 5파동의 마지막인 5단계입니다.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시기죠.금리 인상 수혜를 보는 금융주나 덜 오른 중소형주에 주목할 때입니다. 한국 증시는 3~6월에 변곡점을 맞은 뒤 조정을 거쳐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

기술적 분석의 대가로 잘 알려진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44 · 사진)은 17일 엘리어트 파동이론을 통해 국내 증시를 이같이 전망했다. 지 팀장은 2009년 상반기부터 작년 하반기까지 4회 연속 한경 베스트애널리스트 기술적 분석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 팀장은 상승 5파동(1-2-3-4-5)과 하강 3파동(a-b-c) 중 1단계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로 규정했다. 당시 증시 저평가 인식이 급속히 확산된 뒤 2단계(조정)를 거쳐 3단계(2009년 7~8월)에는 실적과 유동성이 동시에 받쳐준 상승장이었다는 분석이다. 작년 9월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조치로 시작된 4단계(조정)가 작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까지 마무리됐고 작년 말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정보기술(IT)과 금융주 중심의 랠리가 바로 상승 5단계라고 그는 진단했다.

지 팀장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됐던 2006년과 현재 증시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에 금융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005년 10월 3.25%에서 2006년 말 4.50%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총 1.25%포인트 인상했다.

2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했던 중소형주 역시 올해 수익률이 좋을 것이란 예상이다. 대기업 투자 수혜와 경기 회복에 따른 재무구조 안정 등이 낙관론의 근거다. 다만 종목 선택이 어렵기 때문에 중소형주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바람직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지 팀장은 하강 3파동으로 접어드는 변곡점을 오는 3월(선물 · 옵션 동시 만기일)이나 미국 2차 양적완화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6월께로 잡고 있다. 그는 "다만 현재는 기준금리(연 2.75%)가 낮고 기업들의 실적도 탄탄하기 때문에 하락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과열 논란에 대해선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다. 코스피지수와 이동평균선과의 이격도가 통상 10%를 넘어야 과열국면인데 20일선 이격도가 1.74%,60일선은 5.96%로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글=강현우/사진=양윤모 기자 hkang@hankyung.com

◆ 엘리어트 파동이론

주가가 상승 5파동과 하락 3파동으로 움직이며 끝없이 순환한다는 이론이다. 1939년 미국의 회계사인 랄프 넬슨 엘리어트가 발표했다. 대표적 파동인 주순환 파동을 완성하기까지 보통 3년 정도가 걸리며 여러 개의 소규모 파동으로 나눠진다. 주순환 파동이 여러 개 모여 20~30년의 대규모 사이클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