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보다 맑고 화창한 날, 보름달보다는 초승달이 뜰 때 투자 수익률이 높다?"

근거 없는 얘기 같지만 이는 연구를 통해 검증된 결과다. 1982년부터 15년간 뉴욕 증시의 주가 상승률은 맑은 날이 24.8%로 흐린 날의 3배에 달했고,글로벌 증시 상승률도 보름달이 뜬 날보다 초승달이 뜬 날이 3~4배 더 높았다. 맑은 날과 초승달이 뜬 날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낙관적인 사고를 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투자의 성과는 이처럼 개인의 심리적 상태가 어떤가에 따라 달라진다. 전문가들이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흥분하지 않는 '평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본인의 지식을 과대평가하고,위험은 과소평가하는 '자기과신'에 빠져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자기과신은 제한된 정보를 기반으로 내린 본인의 판단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게 되는 심리적 편견이다. 여기엔 정보가 많을수록 정확한 예측이 가능할 것이란 믿음이 깔려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기업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까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기과신은 개인들의 손실회피 심리와 맞물려 큰 수익기회와 손절매 타이밍을 놓쳐 손실을 키우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손실이 확정되는 것을 싫어하는 개인들은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조바심을 내 금세 차익을 실현하는 반면 주가가 떨어질 땐 막연히 반등을 기다리며 손실을 떠안고 가려는 성향이 있다.

임재엽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마케팅팀 차장은 "금융위기나 유럽 신용불안으로 주가가 급락할 때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기보다는 패닉에 빠져 가지고 있던 주식마저 팔아치우는 이유는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군중심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투자목표를 확실히 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수익률 목표 등 계량적인 투자기준을 명확히 해두면 꾸준히 수익을 내면서 손실이 나도 쉽게 손절매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다만 기대수익률을 너무 높게 잡는 것은 금물이다.

임 차장은 "무조건 장기간 묻어두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며 "스타일별로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낮추고 매매 횟수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투자종목을 점검해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시기를 한 달에 한 번,또는 1년에 한 번 정도로 제한해 두면 단기 주가 등락에 따른 심리적 불안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