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젤리형 뉴 노멀'시대에 부각되는 新투자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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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vs강화 충돌…'규범의 혼돈' 빠질 수도
주식투자 '쏠림' 경계해야
주식투자 '쏠림' 경계해야
'희망 반,두려움 반'으로 2010년대를 여는 첫해를 맞은 지도 한 달이 지나간다. 짧은 기간이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모습은 앞으로 10년간의 많은 변화를 예고한다.
무엇보다 증시에 있어서도 '뉴 노멀(new normal · 새로운 규범)'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향후 10년간 증시를 비롯한 모든 경제현상을 특징 짓는 현상인 뉴 노멀은 종전의 글로벌 스탠더드(국제표준)와 거버넌스(지배구조)의 한계에서 출발한다. 세계경제를 주도했던 미국에서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제 위기 전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신뢰와 글로벌 스탠더드의 이행 강제력은 땅에 떨어졌다.
이 때문에 글로벌 증시에서도 두 가지 의제가 던져졌다. 하나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언제 중국에 추월당할 것인가이고,다른 하나는 영어가 언제까지 세계 공용어(lingua franca)의 위상을 누릴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 시대의 종언이 일어난다면 2차 대전 이후 황금시대를 구가해온 '월가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는 문제다.
그 답은 2010년대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중국이 7.75%,미국은 2.5% 성장하고 위안화가 3%씩 절상된다면 2019년 중국이 세계 1위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전성기를 맞고 있는 영어의 위력도 핵심 사용 계층인 백인이 3억명에서 정체상태이고,통역 기술이 크게 향상돼 조만간 시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시 규범을 비롯한 국제규범을 만드는 세계 경제 최고 단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규범과 국제기구를 주도해 왔던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 7개국(G7)에서 중국이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른 주요 20개국(G20)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010년대 정립될 증시 규범을 비롯한 각종 국제규범은 보다 많은 국가의 이익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글로벌화 추세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각국의 이익이 더 강조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추세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신보호주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국제기구 회의론과 신역할론도 부각되고 있다.
뉴 노멀 시대에는 증권이론을 포함한 경제학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주류 경제학과 비주류 경제학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제학의 혼돈시대(chaos of economics)'가 그것이다. '합리적 인간'이라는 대전제에 회의론이 확산되는 대신 심리학 생물학 등을 접목시킨 행동경제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합리적 인간이라는 가정이 무너진다면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에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 같은 시장 실패 부문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정당성을 부여해 혼합경제가 한동안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규제 완화와 강화 문제를 놓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산업 분야다. 모든 것이 보이는 증강현실 시대를 맞아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 혹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 요구가 증대됐다. 반면 후발 기업들은 창의 · 혁신 · 개혁 · 융합 · 통합 등 다각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 격차를 줄여 나갈 수밖에 없는 새로운 공급 여건이 정착되고 있다.
수요 면에선 트렌드의 신속한 변화에 따라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반면 이들 제품 소비에 드는 비용을 무료 콘텐츠 제공 등을 통해 줄여나가는 이율배반적 소비 행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한 인간 중심의 커넥션은 종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나눔기부 등 '착한 일'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증대시키고 있다.
투자 기준에서도 뉴 노멀 시대를 맞고 있다. △시장지배력을 겨냥한 선제적 공격 경영 △신보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토착화 전략 △신수종 사업 개발 △아웃소싱을 통한 전략적 M&A(인수 · 합병) △고객 만족을 위한 주력제품의 서비스화 △모바일을 통한 신사업 모델 개발 △환경 서비스 제공을 지향하는 기업일수록 주가가 오르는 점이 주목된다.
우려되는 것은 많은 분야에 변화를 몰고 오는 뉴 노멀이 아직까지는 젤리(jelly)형 상태란 점이다. 앞으로 새로운 스탠더드로 정착되지 못한다면 뉴 노멀에 대한 실망과 위기 이전의 스탠더드에 대한 향수가 겹치면서 '규범의 혼돈(chaos of norm)' 시대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젤리형 뉴 노멀 시대를 맞아 주식 투자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쏠림현상이다. 언제든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주식이나 특정 종목 비중이 과도하게 높으면 '하이먼-민스크 모델'에 따라 어느 날 갑자기 큰 화(禍)를 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com
무엇보다 증시에 있어서도 '뉴 노멀(new normal · 새로운 규범)'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향후 10년간 증시를 비롯한 모든 경제현상을 특징 짓는 현상인 뉴 노멀은 종전의 글로벌 스탠더드(국제표준)와 거버넌스(지배구조)의 한계에서 출발한다. 세계경제를 주도했던 미국에서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제 위기 전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신뢰와 글로벌 스탠더드의 이행 강제력은 땅에 떨어졌다.
이 때문에 글로벌 증시에서도 두 가지 의제가 던져졌다. 하나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언제 중국에 추월당할 것인가이고,다른 하나는 영어가 언제까지 세계 공용어(lingua franca)의 위상을 누릴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 시대의 종언이 일어난다면 2차 대전 이후 황금시대를 구가해온 '월가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는 문제다.
그 답은 2010년대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중국이 7.75%,미국은 2.5% 성장하고 위안화가 3%씩 절상된다면 2019년 중국이 세계 1위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전성기를 맞고 있는 영어의 위력도 핵심 사용 계층인 백인이 3억명에서 정체상태이고,통역 기술이 크게 향상돼 조만간 시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시 규범을 비롯한 국제규범을 만드는 세계 경제 최고 단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규범과 국제기구를 주도해 왔던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 7개국(G7)에서 중국이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른 주요 20개국(G20)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010년대 정립될 증시 규범을 비롯한 각종 국제규범은 보다 많은 국가의 이익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글로벌화 추세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각국의 이익이 더 강조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추세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신보호주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국제기구 회의론과 신역할론도 부각되고 있다.
뉴 노멀 시대에는 증권이론을 포함한 경제학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주류 경제학과 비주류 경제학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제학의 혼돈시대(chaos of economics)'가 그것이다. '합리적 인간'이라는 대전제에 회의론이 확산되는 대신 심리학 생물학 등을 접목시킨 행동경제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합리적 인간이라는 가정이 무너진다면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에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 같은 시장 실패 부문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정당성을 부여해 혼합경제가 한동안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규제 완화와 강화 문제를 놓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산업 분야다. 모든 것이 보이는 증강현실 시대를 맞아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 혹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 요구가 증대됐다. 반면 후발 기업들은 창의 · 혁신 · 개혁 · 융합 · 통합 등 다각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 격차를 줄여 나갈 수밖에 없는 새로운 공급 여건이 정착되고 있다.
수요 면에선 트렌드의 신속한 변화에 따라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반면 이들 제품 소비에 드는 비용을 무료 콘텐츠 제공 등을 통해 줄여나가는 이율배반적 소비 행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한 인간 중심의 커넥션은 종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나눔기부 등 '착한 일'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증대시키고 있다.
투자 기준에서도 뉴 노멀 시대를 맞고 있다. △시장지배력을 겨냥한 선제적 공격 경영 △신보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토착화 전략 △신수종 사업 개발 △아웃소싱을 통한 전략적 M&A(인수 · 합병) △고객 만족을 위한 주력제품의 서비스화 △모바일을 통한 신사업 모델 개발 △환경 서비스 제공을 지향하는 기업일수록 주가가 오르는 점이 주목된다.
우려되는 것은 많은 분야에 변화를 몰고 오는 뉴 노멀이 아직까지는 젤리(jelly)형 상태란 점이다. 앞으로 새로운 스탠더드로 정착되지 못한다면 뉴 노멀에 대한 실망과 위기 이전의 스탠더드에 대한 향수가 겹치면서 '규범의 혼돈(chaos of norm)' 시대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젤리형 뉴 노멀 시대를 맞아 주식 투자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쏠림현상이다. 언제든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주식이나 특정 종목 비중이 과도하게 높으면 '하이먼-민스크 모델'에 따라 어느 날 갑자기 큰 화(禍)를 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