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태가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올 상반기에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마드 알 아티키 쿠웨이트 최고석유기구 이사는 "유가는 올 상반기에 배럴당 110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이집트의 정정불안이 계속되면 그 수준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은 세계 원유 소비량의 3분의 1을 생산한다.

이집트는 자체 석유 수출 규모는 미미하지만 이집트가 관리하고 있는 수에즈운하와 카이로 인근을 지나는 수에즈~지중해 송유관의 폐쇄가 국제원유 시장에서 매우 큰 리스크로 지적되고 있다.

수에즈운하는 하루 150만~200만배럴의 원유를 수송하고 있고 수에즈~지중해 송유관도 매일 100만배럴의 원유를 실어 나른다. 세계 하루 원유 소비량의 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에즈운하가 폐쇄돼도 우회 운송로를 통하면 되는 만큼 유가 폭등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아티키 이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유가가 생각보다 빨리 110달러를 넘어서면 6월 정례회의 이전에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OPEC 장관들은 오는 2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국제에너지콘퍼런스에서 원유 생산 정책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