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창업시장에서 창업자가 가맹본사에 점포 운영을 맡기는 '위탁경영형 창업'이나,창업자와 가맹본사가 공동으로 투자해 점포를 개설하는 '공동 창업' 방식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재희 한경자영업지원단 단장은 "위탁경영이나 공동 창업 방식은 기술과 자금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위탁경영으로 수익 짭짤

창업자는 비용만 투자하고 점포 운영은 가맹본사가 담당하는 게 위탁경영형 창업이다. 창업자가 프랜차이즈 본사에 투자하면 본사가 투자자로부터 경영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점포를 도맡아 운영한다. 장사 경험이 없어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자기 일을 계속하면서 '투잡' 개념으로 접근하고 싶은 자영업자,직장인,주부 등에게 유리한 창업 방식이다.

서울 삼성동의 커피전문점 '자바시티' 에이플러스타워점은 본사가 점주로부터 점포 운영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매장이다. 점포 소유주인 이형근씨(54)는 별도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다. 이씨는 "평소 커피전문점 사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병행하기가 어려워 망설이다 위탁경영 창업에 대한 정보를 얻고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본사는 점장 및 홀 매니저 경력을 갖춘 전문 경영인을 파견해 가게를 돌보고 있다. 점장은 점포 운영 전반을 책임진다. 매일 매출과 수익 현황을 정리,매출액은 당일 점주에게 입금한다. 월 1회 점주에게 결산보고를 한다.

105㎡(약 32평) 규모의 이 점포에서는 월 평균 60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직원 인건비와 원재료비,임대료,관리비 등을 빼면 순이익은 2000만원 정도다. 직원 인건비 외에 본사에 따로 내는 수수료는 없다.

◆점주는 점포 제공,본사는 시설투자

서울 신림동에서 룸식 세계 맥주 전문점 '펍앤펍스'(www.pubnpubs.co.kr)를 운영하는 오웅탁씨(67)는 가맹본사와 공동 투자해 창업했다. 신림동 먹자골목 상권에서 주점을 운영했던 오씨는 리모델링을 계획하던 중 본사와 공동으로 창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씨는 점포를 제공하고 가맹본사는 시설투자를 하는 방식이어서 오씨가 추가 부담한 비용은 없었다. 297㎡(약 90평) 규모의 점포에 대한 시설투자비 3억5000만원을 본사가 부담했다. 오씨는 "큰 투자가 필요한 경우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다는 것이 공동 창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점포 운영에 든든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공동 창업의 장점으로 꼽힌다. 본사가 점포 운영에 참여하고 영업을 지도해주는 덕분이다. 본사는 자체적인 고객 분석 데이터를 통해 손님의 90%가 3~4명 정도 무리를 지어 가게를 찾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를 토대로 손님들이 룸을 이용할 때 최고의 안락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본사는 전반적인 점포 운영을 도와줄 매니저와 주방장을 파견했다. 오씨는 늦은 시간에 베테랑 직원들에게 점포 운영을 맡기고 일찍 퇴근한다. 그는 "가맹본사와 공동 투자로 운영하는 매장이니 만큼 매니저도 직영점을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며 "나와 똑같이 주인의식을 공유한 덕분에 책임감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점포 운영도 조기에 안정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6월 점포 문을 연 지 7개월째 접어든 요즘 월 평균 1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원재료비,인건비 등을 제하고 나면 한 달에 3000만~3500만원 정도 순이익이 남는다. 수익금은 6 대 4로 나누는데,오씨가 60%를 가져간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