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유망 투자처로 '농산물 상품'이 주목받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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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시장서 농산물 '쏠림'
가격상승 장기간 지속 전망,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부상
가격상승 장기간 지속 전망,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부상
최근 들어 글로벌 자금흐름 구조상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지난 3년간 자금이 유입되던 신흥국의 자금이탈 조짐과 또 다른 유입처였던 상품시장에서 농산물로의 쏠림현상이다.
신흥국의 자금이탈과 향후 움직임은 경기순환상 미스매치(불일치)와 S자형 투자이론으로 잘 설명된다. 경기순환상 현재 신흥국은 '소프트 랜딩(soft landing · 연착륙)',선진국은 '소프트 패치(soft patch · 일시 침체 후 회복)' 국면에 놓여 있다. 이 때문에 성장률 등 투자여건 면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신흥국보다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S자형 투자이론을 적용해 보면 신흥국은 기대수익률이 장년기에 속해 낮아지는 반면 선진국은 청소년기에 들어서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다. 사람의 생장곡선에서 유래된 S자형 투자이론은 모든 신기술과 제품의 점유율이 일일이 측정하지 않아도 10%가 보급되면 급속히 퍼져나가다 90%에 도달하면 서서히 꺼진다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순환과 S자형 투자이론에 비춰볼 때 최근과 같은 상황이 전개된다면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신흥국의 기초여건과 해외 시각에 문제가 있어 이탈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흔히 위기 발생 3년차에 일어나는 '애프터 쇼크' 현상이다. 이 과도기만 거치면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글로벌 자금흐름 구조상 본래 추세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더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 상품시장에서 농산물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올 들어 가격상승세가 워낙 빨라 세계적인 농산물 파동을 겪었던 2008년 초를 능가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 농산물발 물가상승)'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농산물 가격 급등현상은 '신(新)맬서스 이론'으로 설명된다. 세계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곡물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저개발국 수요와,선진국의 유기 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농산물 공급은 이상기후 등으로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은 특성상 기복이 있으나 올해 내내 강세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세계적인 예측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세계 곡물생산이 2.2% 감소해 곡물 가격이 30% 이상 뛸 수 있다는 것이 미국 농무부의 분석이다. 다른 농산물도 20% 이상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농산물 가격에서 주시해야 할 것은 과연 '슈퍼 사이클'과 '슈퍼 스파이크','퍼펙트 스톰'이 올 것인가 여부다. 슈퍼 사이클은 가격 상승국면이 오랫동안 지속되고,슈퍼 스파이크는 상승 속도가 매우 빨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퍼펙트 스톰은 농산물 가격이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오르는 현상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시각들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가격동향이 주목된다.
지난 3년간 재테크 시장을 이끌어온 신흥국 증시의 자금이탈 국면이 진정되기까지는 수익을 확실히 내줄 수 있는 유망상품이 눈에 잘 안 띄는 혼돈기를 맞을 수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로 매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돌풍을 일으켰던 자문형 랩 등의 수익률 급락이 예상된다.
과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원자재 상품가격을 지수화한 CRB지수를 보면 거의 모든 기간에 걸쳐 인플레이션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처럼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는 상황에선 농산물 상품의 수익률이 높았다. 이처럼 농산물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는 어떤 투자대상보다 인플레이션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또 주식시장(특히 신흥국 증시)과는 상관관계가 낮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글로벌 자금이 이탈돼 신흥국 증시가 당분간 조정국면이 예상되는 상황에선 농산물 상품이 유망해 보인다는 얘기다. 투자전략가들이 분산투자 대상으로 일제히 농산물 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자 독특한 투자성향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현 시점에서 최소한 이런 방향으로 투자전략을 수정할 필요는 있다. 신흥국 자금이탈과 관련해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는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적립식 펀드는 좋은 투자 기회다. 하지만 혼란이 예상되는 직접투자나 자문형 랩에 투자한 자금은 일정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 부동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농산물 상품을 대안투자처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신흥국의 자금이탈과 향후 움직임은 경기순환상 미스매치(불일치)와 S자형 투자이론으로 잘 설명된다. 경기순환상 현재 신흥국은 '소프트 랜딩(soft landing · 연착륙)',선진국은 '소프트 패치(soft patch · 일시 침체 후 회복)' 국면에 놓여 있다. 이 때문에 성장률 등 투자여건 면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신흥국보다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S자형 투자이론을 적용해 보면 신흥국은 기대수익률이 장년기에 속해 낮아지는 반면 선진국은 청소년기에 들어서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다. 사람의 생장곡선에서 유래된 S자형 투자이론은 모든 신기술과 제품의 점유율이 일일이 측정하지 않아도 10%가 보급되면 급속히 퍼져나가다 90%에 도달하면 서서히 꺼진다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순환과 S자형 투자이론에 비춰볼 때 최근과 같은 상황이 전개된다면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신흥국의 기초여건과 해외 시각에 문제가 있어 이탈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흔히 위기 발생 3년차에 일어나는 '애프터 쇼크' 현상이다. 이 과도기만 거치면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글로벌 자금흐름 구조상 본래 추세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더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 상품시장에서 농산물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올 들어 가격상승세가 워낙 빨라 세계적인 농산물 파동을 겪었던 2008년 초를 능가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 농산물발 물가상승)'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농산물 가격 급등현상은 '신(新)맬서스 이론'으로 설명된다. 세계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곡물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저개발국 수요와,선진국의 유기 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농산물 공급은 이상기후 등으로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은 특성상 기복이 있으나 올해 내내 강세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세계적인 예측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세계 곡물생산이 2.2% 감소해 곡물 가격이 30% 이상 뛸 수 있다는 것이 미국 농무부의 분석이다. 다른 농산물도 20% 이상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농산물 가격에서 주시해야 할 것은 과연 '슈퍼 사이클'과 '슈퍼 스파이크','퍼펙트 스톰'이 올 것인가 여부다. 슈퍼 사이클은 가격 상승국면이 오랫동안 지속되고,슈퍼 스파이크는 상승 속도가 매우 빨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퍼펙트 스톰은 농산물 가격이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오르는 현상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시각들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가격동향이 주목된다.
지난 3년간 재테크 시장을 이끌어온 신흥국 증시의 자금이탈 국면이 진정되기까지는 수익을 확실히 내줄 수 있는 유망상품이 눈에 잘 안 띄는 혼돈기를 맞을 수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로 매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돌풍을 일으켰던 자문형 랩 등의 수익률 급락이 예상된다.
과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원자재 상품가격을 지수화한 CRB지수를 보면 거의 모든 기간에 걸쳐 인플레이션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처럼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는 상황에선 농산물 상품의 수익률이 높았다. 이처럼 농산물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는 어떤 투자대상보다 인플레이션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또 주식시장(특히 신흥국 증시)과는 상관관계가 낮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글로벌 자금이 이탈돼 신흥국 증시가 당분간 조정국면이 예상되는 상황에선 농산물 상품이 유망해 보인다는 얘기다. 투자전략가들이 분산투자 대상으로 일제히 농산물 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자 독특한 투자성향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현 시점에서 최소한 이런 방향으로 투자전략을 수정할 필요는 있다. 신흥국 자금이탈과 관련해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는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적립식 펀드는 좋은 투자 기회다. 하지만 혼란이 예상되는 직접투자나 자문형 랩에 투자한 자금은 일정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 부동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농산물 상품을 대안투자처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