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리더에게 듣는다] "지금은 逆발상 투자 적기…저평가 종목 발굴해 담아라"
"증시가 주춤한 지금이 '역발상 투자'를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외국인이 언젠가는 시장 트렌드가 될 좋은 종목들을 많이 던지고 있습니다. 이런 종목들을 싼 가격에 미리 담아두고 기다리다 보면 남들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46 · 사진)는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역발상 투자를 권했다. 역발상 투자란 투자심리가 과도하게 쏠린 업종을 떠나 시장 변곡점을 꿰뚫고 미리 길목을 지키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역발상 투자는 큰 트렌드의 변화를 전제하고 남들과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전략"이라며 "고민스럽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결국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출신인 김 대표는 작년 역발상 투자로 대우 · 현대증권의 자문형 랩 상품 중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자문업계가 상반기 '7공주'에 열광할 때 반대로 7공주 종목을 모두 팔고 에쓰오일 STX엔진 등 비관심주를 발굴한 덕이다. 한국투신운용 시절엔 2005년 인기를 모은 '한국부자아빠거꾸로펀드'로 이름을 날렸다.

김 대표는 지금은 역발상 투자의 초점을 원자재 관련주에 둘 때라고 조언한다. 주가가 급등한 원자재 수혜주 대신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때를 대비해 항공주나 타이어주 등을 미리 담아두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심화되면 시장이 망가지기 때문에 올해 상품 가격이 진정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현재 상품 가격의 압박을 받아 매물이 많이 나오는 종목에 오히려 관심을 두면 좋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망과 관련해선 증시가 1분기까진 증시가 쉬어가다 2분기에 상승랠리를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신흥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주가가 흘러내린 것"이라며 "2분기에는 계절적으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줄고 미국 경기회복세는 더 가팔라져 올해 가장 좋은 주가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변심(變心)에 대해선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이다. 그는 "한국은 중국 인도와 달리 농산물의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요인이 적은 데다 견조한 기업이익과 환율 등에 메리트가 있어 조정을 받으면 외국인이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속도는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대표는 "한국이 2~3차례 나눠 금리를 인상하고,미국이 현재 금리 기조를 유지할 경우 최상의 시나리오가 전개되겠지만 인플레 속도가 가팔라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외국인이 다시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망 종목으로는 미국 경기회복 수혜주인 정보기술(IT)이나 해운 · 건설주를 추천했다. 금융주도 유망하지만 정책 리스크가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글=서보미/사진=양윤모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