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유 급식이 주 1회에 한해 요구르트 등으로 대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말 '2011학년 학교우유급식 사업시행 지침서'를 내고,유업체들이 납품하던 초등학교 급식용 흰우유를 1주일에 1회에 한해 발효유,가공우유,저지방우유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 납품될 제품은 학교장 재량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구제역 장기화로 인해 원유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3월 개학 이후 급식 우유 수요가 늘어나면 우유 공급 상황이 크게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낙농진흥회가 작년 말 유가공협회,서울우유,매일유업 등 업계의 뜻을 모아 '백색우유 외의 유음료를 제공하는 대상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작년부터 흰우유 외의 제품을 초등학교 급식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었다"며 "교육 현장에서도 아이들이 먹는 제품을 다양화하자는 의견이 많아 업계 건의를 받아들였고 이 와중에 원유 공급 부족 상황이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 · 고교생에 대해선 이미 2008년 농식품부가 우유 급식에 한해 1주일에 한 번 초코 · 딸기우유 등 가공유,발효유를 제공하는 것을 허가했다.

이처럼 유업체들이 급식용 흰우유를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작년 말 발생한 구제역 때문에 원유 생산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7만9065t에 달했던 국내 원유 생산량이 작년 12월엔 16만4337t으로 8.2% 줄어들었다. 지난달 원유 생산량은 이보다 3%가량 더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료값 인상,구제역,이상기후 등의 여파로 생산성이 떨어져 올해 원유 생산량은 총 193만1000t으로 지난해 207만1000t에 비해 6.8% 감소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예상하고 있다. 전국 급식 우유의 약 67%를 차지하는 서울우유는 원유 공급이 13.5%가량 급감했다. 원유를 주로 공급받는 경기지역의 구제역 피해가 다른 지역보다 컸던 탓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하루 평균 원유 공급량은 1850t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1600t에 그치고 있다. 매일유업은 700t에서 630t으로 11.1% 줄었고 남양유업도 2.5% 감소했다.

흰우유를 대신할 제품으로는 '떠먹는 요구르트'가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급되고 있는 200㎖짜리 흰우유와 비슷한 가격대의 떠먹는 요구르트가 납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급식용 우유의 납품가는 시중 공급가의 51% 수준인 330원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구제역으로 공급 상황이 어렵지만 업체별로 학교 우유 급식을 우선적으로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며 "흰우유보다 원유가 적게 들어가는 발효유 공급에 대한 규제가 풀린 만큼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