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제2의 '재테크 카오스' 시대…돌파구 어디서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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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 쏠림·단기 부동화
인기株 영합 '성장의 함정' 주의
재무제표보다 트렌드 살펴야
인기株 영합 '성장의 함정' 주의
재무제표보다 트렌드 살펴야
요즘 재테크 시장에 '카오스(chaos · 혼돈)' 시대가 다시 찾아왔다고 한다. 물가와 금리 인상까지 겹쳐 삼중고를 당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현 시점에선 당장 확실하게 수익을 내줄 재테크 수단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동안 재테크 시장을 주도했던 주식 관련 상품 수익률은 정체상태다. 은행 예 · 적금은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마이너스다. 부동산 시장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테크 전망은 더 갈피를 잡기 힘들다. 나라 밖으로 선진국의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신흥국의 인플레이션 등 위기 3년차에 찾아오는 '애프터 크라이시스(after crisis)' 문제가 본격 대두되고 있다. 나라 안으로는 북한의 체제 불안정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언제 어떻게 전개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내외 악재가 겹친 가운데서도 예측 기관들은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전망을 종전보다 오히려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0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당초 4.2%에서 4.4%로 긴급 수정했다.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5%에 달할 가능성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확실하게 수익을 기대할 재테크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재테크 생활자를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유다. 한국 경제의 앞날을 밝게 본다면 주식 부동산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하지만 점차 불거지는 나라 안팎의 악재와 불투명한 환경을 고려한다면 채권 달러 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다시 환율 금리 주가 등 재테크 3대 변수가 하루가 다르게,그것도 비교적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갑작스레 악재가 부각되는 날에는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상승한다. 이런 요인이 누그러지고 한국 경제의 밝은 여건이 부각되면 곧바로 주가가 반등하고 환율이 하락하는 국면으로 돌변한다.
재테크 시장이 카오스 시대에 접어들면 갈피를 못 잡는 시중자금은 쏠림현상이 나타나거나 부동화된다. 공모주처럼 조금만 유망한 기회가 있다면 엄청난 자금이 몰리다가 수신금리가 인상되면 시중은행의 예 · 적금이 늘어나는 식이다.
이런 문제는 언제쯤 풀릴 것인가. 이르면 이달 안에 윤곽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낙관적 시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위기 극복 3단계 이론에 비춰볼 때 유동성 위기에 이어 시스템 위기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있는 만큼 7~8부 능선에 이른 위기가 완전히 극복될 때까지는 최근 같은 상황은 언제든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위기가 극복되면 될수록 정책 면에선 재테크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도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가 극복되면 비상대책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출구전략과 함께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그동안 마련해온 각종 금융개혁법이 본격 추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인포데믹(정보전염)' 혹은 '리스크데믹(위험전염)' 현상이다. 주변에서 수시로 터져나오는 정보나 리스크에 흔들리다 보면 카오스 국면에 더 깊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인내를 요구하는 시기인 만큼 자신만의 확실한 재테크 목표와 기준을 갖고 지금의 상황을 극복해 나가다 보면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럴 때 주식투자는 그때그때 발생하는 재료로 형성되는 인기주보다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주식을 매입해 오래 보유하는 것이 노후 대비 등과 같은 재테크 목적에 더 부합되는 투자 기법이다. 인기주에 영합하다 보면 애는 쓰지만 정작 나중에 남는 게 없다는 것이 제러미 시걸이 주장하는 '성장의 함정'이다.
유망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상황에 따라 가변성이 큰 재무지표보다는 중장기 트렌드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 위기 후 미국 월가에서는 △선제적 공격경영 △토착화 전략 △신수종 사업개발 △전략적 인수 · 합병 △주력 제품의 서비스화 △모바일 융합을 통한 신사업 모델 개발 △친환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또 재테크 카오스 시대에는 애써 힘들게 수익을 내려하기보다 비용을 줄여 수익을 내는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 최근처럼 변동폭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적립식펀드 같은 상품일수록 '코스트 애버리징(평균 매입단가 인하 효과)'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투자처가 안 보이면 나라 밖에서 돌파구를 찾아보는 것도 대안이다. 앞으로 차별화된 출구전략이 추진되면 각국 간 금리차는 지금보다 축소되거나 벌어질 수 있다. 금리차가 벌어지는 국가는 국채를,금리차가 좁아지는 국가는 주식을 사두면 각각 환차익과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현 시점에선 당장 확실하게 수익을 내줄 재테크 수단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동안 재테크 시장을 주도했던 주식 관련 상품 수익률은 정체상태다. 은행 예 · 적금은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마이너스다. 부동산 시장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테크 전망은 더 갈피를 잡기 힘들다. 나라 밖으로 선진국의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신흥국의 인플레이션 등 위기 3년차에 찾아오는 '애프터 크라이시스(after crisis)' 문제가 본격 대두되고 있다. 나라 안으로는 북한의 체제 불안정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언제 어떻게 전개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내외 악재가 겹친 가운데서도 예측 기관들은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전망을 종전보다 오히려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0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당초 4.2%에서 4.4%로 긴급 수정했다.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5%에 달할 가능성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확실하게 수익을 기대할 재테크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재테크 생활자를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유다. 한국 경제의 앞날을 밝게 본다면 주식 부동산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하지만 점차 불거지는 나라 안팎의 악재와 불투명한 환경을 고려한다면 채권 달러 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다시 환율 금리 주가 등 재테크 3대 변수가 하루가 다르게,그것도 비교적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갑작스레 악재가 부각되는 날에는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상승한다. 이런 요인이 누그러지고 한국 경제의 밝은 여건이 부각되면 곧바로 주가가 반등하고 환율이 하락하는 국면으로 돌변한다.
재테크 시장이 카오스 시대에 접어들면 갈피를 못 잡는 시중자금은 쏠림현상이 나타나거나 부동화된다. 공모주처럼 조금만 유망한 기회가 있다면 엄청난 자금이 몰리다가 수신금리가 인상되면 시중은행의 예 · 적금이 늘어나는 식이다.
이런 문제는 언제쯤 풀릴 것인가. 이르면 이달 안에 윤곽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낙관적 시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위기 극복 3단계 이론에 비춰볼 때 유동성 위기에 이어 시스템 위기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있는 만큼 7~8부 능선에 이른 위기가 완전히 극복될 때까지는 최근 같은 상황은 언제든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위기가 극복되면 될수록 정책 면에선 재테크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도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가 극복되면 비상대책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출구전략과 함께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그동안 마련해온 각종 금융개혁법이 본격 추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인포데믹(정보전염)' 혹은 '리스크데믹(위험전염)' 현상이다. 주변에서 수시로 터져나오는 정보나 리스크에 흔들리다 보면 카오스 국면에 더 깊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인내를 요구하는 시기인 만큼 자신만의 확실한 재테크 목표와 기준을 갖고 지금의 상황을 극복해 나가다 보면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럴 때 주식투자는 그때그때 발생하는 재료로 형성되는 인기주보다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주식을 매입해 오래 보유하는 것이 노후 대비 등과 같은 재테크 목적에 더 부합되는 투자 기법이다. 인기주에 영합하다 보면 애는 쓰지만 정작 나중에 남는 게 없다는 것이 제러미 시걸이 주장하는 '성장의 함정'이다.
유망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상황에 따라 가변성이 큰 재무지표보다는 중장기 트렌드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 위기 후 미국 월가에서는 △선제적 공격경영 △토착화 전략 △신수종 사업개발 △전략적 인수 · 합병 △주력 제품의 서비스화 △모바일 융합을 통한 신사업 모델 개발 △친환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또 재테크 카오스 시대에는 애써 힘들게 수익을 내려하기보다 비용을 줄여 수익을 내는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 최근처럼 변동폭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적립식펀드 같은 상품일수록 '코스트 애버리징(평균 매입단가 인하 효과)'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투자처가 안 보이면 나라 밖에서 돌파구를 찾아보는 것도 대안이다. 앞으로 차별화된 출구전략이 추진되면 각국 간 금리차는 지금보다 축소되거나 벌어질 수 있다. 금리차가 벌어지는 국가는 국채를,금리차가 좁아지는 국가는 주식을 사두면 각각 환차익과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