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문호 루쉰(魯迅)의 고향인 저장성 샤오싱.까르푸가 이곳에서 유일하게 운영해온 매장이 오는 5월1일 이전에 문닫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린성 창춘에 있는 까르푸 매장도 최근 재고 쌓는 것을 중단해 곧 폐점을 예고했다.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언론들이 지난주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계 유통업체로 꼽는 프랑스 까르푸가 두 개 매장을 추가로 폐쇄할 것이라며 보도한 내용이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이후 문닫는 중국 까르푸 매장은 6곳으로 늘어난다. 까르푸가 1995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16년 만에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점포 문을 닫은 것은 처음이다. 폐쇄된 까르푸 점포는 다롄 시안 쟈오줘 포산 등 중국 전역에 걸쳐 있어 일부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짐작케 한다.

까르푸 중국사업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중국 사업환경이 바뀌면서 과거 성공모델이 더는 통하기 힘들게 됐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까르푸는 중국에서 182개 점포를 운영 중으로 외국계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많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사회문제로까지 불거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까르푸의 발목을 잡았다. "까르푸는 중국에서 높은 입점료와 판매수수료로 많은 이익을 내왔다. "(리전위 화룽증권 애널리스트) 문제는 중국 당국이 유통업체에 가격동결 압박을 가한 반면 공급업체들은 납품가격 인상을 요구하면서 유통업체 마진이 줄어들게 됐다는 데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최대 라면업체인 캉스푸는 10% 가격인상 요구를 까르푸가 거부했다는 이유로 납품을 일시 거부하기도 했다. 정부와 여론은 유통업체의 과도한 입점료를 문제 삼았고 까르푸가 타깃이 됐다.

소비자 권익이 강화되는 추세를 읽지 못해 가격조작 관행이 부각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달 까르푸의 중국 내 11개 매장이 원가를 속이거나 표시된 가격보다 비싸게 제품을 팔았다는 이유로 매장당 최고 50만위안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더욱이 이달 초엔 가격시비가 붙은 고객을 경비원이 폭행했다는 중국 언론 보도가 나와 반까르푸 정서가 형성됐다. 가격조작 관행이 불거진 시점에 관영 신화통신은 까르푸의 노동착취까지 문제삼고 나섰다. 상하이 내 20개 까르푸 매장에서 근무하는 6000명의 근로자들은 1998년 이후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것.같은 기간 상하이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3배 올랐다.

까르푸가 중국에서 직면한 도전은 현지에 진출한 이마트 롯데마트에도 적용된다. 지난해 11월 이마트의 중국 매장에서 보존기한이 지난 한국 된장을 매입한 소비자의 불만을 미숙하게 처리한 것을 중국질량신문망 등이 보도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 성장 방식의 변화가 현지 비즈니스에 혁신을 요구한다.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