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렸다. 대부분의 골프장이 동계휴장을 끝내고 손님 맞을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몸을 준비하지 않은 채 스윙하고 걷다 보면 뜻밖의 부상을 당할 수 있다. 2011시즌 오픈을 앞둔 골퍼들에게 유용한 스트레칭 방법을 프로골퍼 출신 여민선 씨(39)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여 프로는 최근 '스윙머신 여민선 골퍼의 몸 만들기'라는 책을 펴냈다.


◆라운드 전 '와이드 레그 햄스트링'

겨우내 골프스윙을 하지 않았거나 운동과 담을 쌓은 골퍼라면 라운드 전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그 가운데서도 유용한 것이 '와이드 레그 햄스트링(wide leg hamstring)'이다. 두 다리를 옆으로 최대한 벌린 후 두 팔은 팔짱을 낀다. 그 다음엔 허리 · 등을 구부리지 않도록 하면서 지면을 향해 상체를 천천히 숙인다. 팔을 풀어 두 손으로 양 발목을 잡는 것도 좋다. 다리를 넓게 벌리는 순간부터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이 스트레칭된다. 팔을 내릴 때에는 허리까지 이완되는 느낌을 받아 허리 부상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흔히 '헤드 업'을 하지 말라는 주문 때문에 목 부위에 스트레스를 받는데,이 동작은 목을 풀어주는 데에도 효과가 크다. 여 프로는 "첫 샷 전 캐디와 함께 하는 몇 가지 동작은 체조에 가깝기 때문에 골퍼들을 위한 스트레칭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라운드 전날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 몸 · 근육을 릴랙스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골프장에 도착해서는 연습볼을 치는 대신 스트레칭이나 쇼트게임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근 강화에는 '메이슨 트위스트'

스트레칭 여부에 따라 팔 길이가 달라질 수 있다. 스윙도 달라지고 클럽별 거리나 스코어도 들쭉날쭉해진다. 7번아이언 거리가 평소 140야드 나가는데,스트레칭을 하지 않았을 때는 130~135야드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장타를 내는 데에도 스트레칭은 필수다. 장타는 근육의 힘보다는 빠른 헤드스피드에서 나온다.

헤드스피드를 높이는 데는 복근 강화가 필수적이다. 골프에서 복근은 '몸의 엔진'이다. 골프 복근 강화에는 '메이슨 트위스트(mason twist)'가 권장된다. 바닥에 앉아 발을 들어올리고 무릎을 90도로 구부린 후 양손을 맞잡는다. 허리 아래 부위(중심축)를 고정한 후 몸통과 양팔을 좌우로 회전(30회씩 세 번)해 주면 된다. 윗몸일으키기는 복근을 전후로 움직이기 때문에 골프 스윙과는 방향이 다르다.

◆목은 돌리지 말고 좌우로 기울여야

스트레칭의 횟수와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보통 '15초씩 3회' 방식이 좋지만 힘에 부치면 처음엔 '5초씩 2회' 하는 식으로 낮춰서 할 수 있다. 스트레칭은 또 골프 스윙과 동작에 맞게 해야 한다. 흔히 첫 티샷 전에 캐디와 함께 목을 빙 돌리는 동작을 하는데 이는 골프에 그다지 좋지 않다. 목에 스트레스만 가할 뿐이다. 목은 360도로 돌리지 말고 좌우로 번갈아가며 기울여주는 것이 좋다.

◆취약 부위 근육 감싸주는 운동을

골퍼들마다 다치는 부위가 정해져 있다. 허리 발목 손목 등이 대표적이다. 자신의 취약점이 어디인지를 빨리 짚어낸 후 그 부위 근육을 감싸주는 근육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골프는 반복운동이다. 연습을 안 하면 '재현성'을 이룰 수 없다. 이럴 때는 스트레칭의 효능을 이용하라.여 프로는 "연습을 안 하더라도 하루 5~10분 스트레칭과 복근 운동을 하면 1년 후 20야드 거리 증대를 보장한다"고 말한다. 스트레칭은 부상을 막을 뿐더러 자신감을 심어주어 스코어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김경수/한은구 기자 ksmk@hankyung.com